인공지능(AI) 수요 확대와 맞물려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가 분산형 전원 공급체계 구축에 나섰다. 11일 해당 연합회는 전력설루션 기업들과 협력해 AI·데이터센터 전력공급 사업 추진을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AI와 데이터센터 운영 과정에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동시에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과 전력 공급 혁신을 꾀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협약에는 한국수소연료전지산업협회, 두산퓨얼셀, 효성중공업, SK에코플랜트가 참여했으며, 지난 10일 체결이 이뤄졌다.
데이터센터는 대부분 기존 전력 계통망에 의존하고 있지만, 최근 전력 송전망이 과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새로운 센터를 짓거나 운영하려는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주요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계통 혼잡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어 신속하고 안정적인 추가 전력 공급 방식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런 배경에서 연합회는 연료전지를 기존 전력망의 주 전원 대체재로 제시했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로, 오염물질 배출이 거의 없어 친환경적이다. 특히 청정수소(카본프리 수소)를 연료로 활용할 경우, 탄소중립에도 기여할 수 있어 향후 에너지 전환의 핵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합회는 여기에 가스엔진을 보조 전원으로 결합하는 혼합형 분산전원 체계를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자가발전시설을 활용하거나,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에서 발전사업자가 소비자와 직접 전력을 주고받는 ‘직접전력거래(PPA)’ 등도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번 협약에 참여한 기업들이 이미 보유한 전력 설루션은 특히 기존 설비 확충이 어려운 지역에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 구축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약이 단순한 기술 협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보고 있다. 향후에는 데이터센터라는 전력 다소비 산업이 지역 전력 체계에 부담을 주는 대상에서, 오히려 지역형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확산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 연합회는 정부와 정책 공조를 강화해, 관련 기술과 사업모델의 수출 경쟁력도 높여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