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교실 내 활용을 둘러싼 논쟁이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 미시간대학교 교수들이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사고를 증진하는 협업 파트너로 활용하자는 새로운 교육 접근을 제시했다. 특히 구글 클라우드 기반 AI 플랫폼이 학교 현장에 빠르게 도입되며 기술과 교육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
앵 첸 미시간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부교수는 AI 활용의 목적이 사고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강화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이 AI를 브레인스토밍 도구로 사용하면서도, 스스로 주제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옳은 질문을 던지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에 모든 것을 맡기기보다는 주체적인 사고를 지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인터뷰는 실리콘앵글(SiliconANGLE)과 더큐브(theCUBE)의 공동 프로그램인 ‘Google Cloud: Passport to Containers’ 시리즈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참여한 교수진에는 첸 교수 외에도 데이비드 저겐스 전기컴퓨터공학과 부교수, 기업가정신센터 소장 그렉 라터먼이 포함됐다. 이들은 구글의 앤아버 오피스와 미시간대학교 캠퍼스에서 대담을 갖고, AI 교육 도입 이후의 변화와 과제를 진단했다.
특히 저겐스 교수는 AI 기술 사용능력 그 자체가 새로운 역량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된 과제를 직접 해결하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이후 AI를 도우미로 활용해 그 과정을 개선하는 기술 역시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라터먼 소장은 비전공자 입장에서 “기술적 허들을 넘어서는 학습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도, AI 도입을 통해 연구 효율성과 창업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라터먼이 이끄는 젤 루리 기업가정신연구소는 최근 '젤봇(Zellbot)'이라는 AI 툴도 공개했다. 이 툴은 구글 및 제미니(Gemini) 기반 모델과의 협업으로 개발됐으며, 학생들이 창업 아이디어 도출 단계에서 필요한 시장 탐색, 문제 정의 등을 질문 기반으로 지원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AI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인간 고유의 판단력과 통찰력을 강화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AI가 교육을 넘어 취업 시장에 미칠 영향 역시 중요한 과제다. 저겐스 교수는 “졸업생들이 AI에 대체되지 않으려면, 자신이 어떤 고유 가치를 갖고 있는지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지 개인이 아니라 자신과 기술, 팀 전체의 시너지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AI가 단기간에 산업 전반에 활발히 적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자들은 기술 수용에 있어 학생들보다 익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첸 교수는 향후 AI가 사람과 감정적으로 유사하게 소통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진화할 경우, 그 윤리적 문제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AI를 진짜 친구 또는 상담사처럼 대하지 말고, 어디까지나 도구로 인식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했다.
미시간대학교 사례에서 확인되는 핵심은, AI를 교육 현장에 단순히 접목하기보다는 인간의 사고와 결합해 ‘학습 방법’ 자체를 재정의하는 접근이다. 구글 클라우드 같은 상용 플랫폼이 이 과정을 가속화하면서, 대학은 기술 실험의 장이자 미래 사회 대비 교육의 중심 무대로 변화하고 있다. AI가 가져온 교육 혁신의 진짜 의미는, 결국 인간 중심의 사고와 기술이 공존하는 새로운 학문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