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 대기업이 2~3년 뒤 인공지능(AI) 수익 배분에서 더 큰 몫을 가져갈 수 있다는 UBS 진단이 나왔다. 현재는 칩과 인프라 공급망이 수익을 먼저 가져가지만, 공급 제약이 완화되면 데이터와 사용자, 유통망을 가진 플랫폼 기업으로 가격 결정력이 옮겨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UBS가 선전 행사에서 중국 빅테크의 AI 투자와 수익 배분 구조를 이같이 전망했다고 전했다. 케네스 퐁(Kenneth Fong) UBS 중국 인터넷 리서치 총괄은 "지금은 생산능력 제약이 상류에 있어 이들이 전체 수익 풀의 큰 부분을 가져간다"고 말했다.
퐁 총괄은 "2~3년 뒤 제약이 완화되면 가격 결정력은 유통 능력과 데이터, 사용자를 가진 하류로 이동할 것"이라며 "인터넷 기업이 다시 작동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AI 수익화의 중심이 하드웨어 공급망에서 플랫폼 사업자로 옮겨갈 수 있다는 UBS의 판단이다.
여기서 상류는 칩, 서버, 데이터센터 같은 AI 인프라 공급 부문을 뜻한다. 하류는 이용자 접점과 데이터를 보유하고 AI 기능을 실제 서비스로 유통하는 인터넷 플랫폼을 가리킨다.
중국 빅테크는 이미 AI 설비투자를 크게 늘렸다. 텐센트(Tencent)는 2분기 설비투자를 528억 위안, 78억5000만 달러(약 10조7900억원)로 거의 세 배 확대했다.
같은 기간 텐센트의 잉여현금흐름은 처음으로 138억 위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AI 인프라 확대가 단기 현금흐름 부담으로 먼저 나타난 셈이다.
알리바바(Alibaba)도 6월 분기 잉여현금 유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447억 위안을 기록했다. 분기 지출은 677억 위안이었다.
본지는 앞서 AI 자본지출 확대가 빅테크 현금흐름을 압박하는 흐름을 전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 매출 증가와 투자 부담이 함께 나타난 사례도 AI 투자 비용이 이익을 압박한 흐름으로 다룬 바 있다.
중국 기업의 투자 규모는 미국 빅테크와 차이가 있다. UBS는 중국 기술기업의 총지출이 미국 대형 기술기업의 7분의 1 수준이라고 봤다.
배경으로는 첨단 해외 칩 접근 제한과 상대적으로 작은 사업 규모가 제시됐다. 이는 단기적으로 칩, 서버, 데이터센터 등 상류 하드웨어와 인프라 부문이 유리한 구도를 이어갈 수 있다는 설명으로 이어진다.
비용 효율성은 중국 AI 진영의 강점으로 언급됐다. 슝웨이 UBS증권 중국 인터넷 애널리스트는 중국 모델의 학습 비용이 글로벌 선도 업체의 10% 미만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슝 애널리스트는 주요 중국 모델의 평균 API 가격도 글로벌 경쟁 모델의 20% 미만 수준으로 평가했다. API는 외부 개발자나 기업이 AI 모델 기능을 서비스에 연결해 쓰는 접점으로, 가격이 낮을수록 서비스 도입 비용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슝 애널리스트는 "중국 개발사들은 보급 확대를 위해 현금을 태우기보다 건강한 매출총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델 사용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학습과 추론 효율도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독자에게 이 사안은 중국 빅테크 개별 실적을 넘어 반도체와 클라우드 투자 사이클의 수익 배분 문제로 읽힌다. AI 인프라 투자가 늘면 단기적으로 칩, 서버, 데이터센터 등 상류 부문이 먼저 수익을 가져가지만, 플랫폼 기업이 보유한 사용자 기반과 데이터가 실제 서비스 매출로 이어지는지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쟁점은 투자 확대 자체보다 투자 회수의 시점과 주체다. UBS는 단기적으로 하드웨어와 인프라가 유리한 구도가 이어지지만, 공급 병목이 완화될 경우 데이터와 유통 채널을 가진 인터넷 플랫폼의 수익화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