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챗GPT(ChatGPT), 레딧(Reddit), 로블록스(Roblox)를 디지털서비스법(DSA)상 강화 감독 대상으로 지정했다. 챗GPT의 EU 내 월평균 이용자는 1억5910만명으로 집계돼 초대형 온라인 검색엔진 감독을 받게 됐다.
EU 집행위원회는 8월 31일 보도자료에서 오픈AI(OpenAI)의 챗GPT를 초대형 온라인 검색엔진으로, 레딧과 로블록스를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집행위 지정 목록 기준 EU 월평균 이용자는 챗GPT 1억5910만명, 레딧 5720만명, 로블록스 4660만명이다.
이번 조치는 세 서비스가 EU 내 월평균 이용자 4500만명 기준을 넘긴 데 따른 것이다. 집행위는 기준을 충족한 온라인 플랫폼과 검색엔진을 초대형 서비스로 지정해 일반 온라인 서비스보다 강한 감독을 적용한다.
핵심은 챗GPT의 분류다. 집행위는 챗GPT가 이용자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웹을 검색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온라인 검색엔진으로 봤다.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가 대화형 도구를 넘어 정보 검색과 유통 기능을 함께 수행한다고 판단한 셈이다.
레딧과 로블록스는 이용자가 제3자 콘텐츠를 공개적으로 배포할 수 있어 온라인 플랫폼으로 분류됐다. 커뮤니티 게시물, 게임·창작 환경, 추천 구조가 이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감독 대상에 포함된다.
DSA는 EU 이용자가 쓰는 온라인 서비스에 적용되는 규제 체계다.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과 초대형 온라인 검색엔진은 불법 콘텐츠 확산, 미성년자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 이용자의 신체·정신 건강, 기본권, 선거 절차, 공공안전과 관련한 시스템 위험을 평가하고 줄여야 한다.
세 서비스는 통보 후 4개월 안에 추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집행위 보도자료는 이행 시한을 2027년 1월로 제시했다. 본지는 앞선 보도에서 세 서비스가 DSA상 초대형 서비스로 지정됐다는 점과 추가 의무의 큰 틀을 전한 바 있다.
추가 의무에는 광고와 콘텐츠 조정 결정의 투명성 확보, EU 당국과의 연락 창구 마련, 범죄 혐의 신고, 감독 당국의 점검을 위한 자료 제공이 포함된다. 서비스 내부에는 위험 완화 조치를 이행하기 위한 준법 기능도 요구된다.
감독 체계는 개별 게시물 삭제 여부만 보는 방식이 아니다. 알고리즘, 추천 시스템, 광고 구조, 콘텐츠 조정 절차가 사회적 위험을 키우는지까지 들여다보는 구조다. 플랫폼 규모가 커질수록 서비스 설계 자체가 규제 쟁점이 되는 이유다.
헤나 비르쿠넨(Henna Virkkunen) EU 집행위원회 기술주권·안보·민주주의 담당 수석부위원장은 “챗GPT, 레딧, 로블록스는 EU 시민과 사회에 미치는 큰 영향에 맞춰 더 높은 수준의 감독과 책임을 지게 된다”고 말했다. 집행위가 이용자 규모에 맞는 책임을 강조한 발언이다.
비르쿠넨 수석부위원장은 기준을 충족하는 플랫폼에 대해 DSA상 강화 감독 지정을 계속 적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대형 서비스가 새 기능을 붙이며 검색, 추천, 커뮤니티, 광고 기능을 결합할수록 감독 범위도 넓어질 수 있다.
이번 지정은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가 EU의 플랫폼 규제 틀 안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를 보여준다. 챗GPT는 단순 대화형 서비스가 아니라 검색 기능을 갖춘 혼합형 서비스로 취급됐다. AI 서비스 사업자에게는 답변 품질뿐 아니라 정보 유통 과정의 위험 관리가 규제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국내 기업과 개발사에도 참고 지점이 있다. EU 이용자를 대상으로 인공지능 서비스, 커뮤니티, 게임 플랫폼을 운영할 경우 이용자 규모와 서비스 기능에 따라 같은 규제 틀을 검토해야 한다. 특히 검색·추천·콘텐츠 배포 기능을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는 플랫폼 규제와 AI 규제가 겹쳐 적용될 수 있다.
EU 집행위 지정 목록 기준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과 검색엔진은 모두 28개다. 목록에는 아마존 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알리익스프레스, 틱톡, 왓츠앱, X, 위키피디아, 페이스북 등이 포함돼 있다.
챗GPT, 레딧, 로블록스는 2027년 1월까지 추가 DSA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집행위원회와 회원국 당국은 이후 위험 평가, 투명성 조치, 데이터 제공 의무 이행 여부를 감독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