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Anthropic)의 기업공개(IPO) 구상이 미국 상장 시장의 일정 조율 변수로 떠올랐다. 클로드(Claude) 개발사인 앤트로픽이 대형 IPO를 준비하면서 노동절 이후 상장을 노리는 기업들이 투자자 수요 확보 시점을 다시 따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앤트로픽 IPO가 9월 7일 노동절 이후 미국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앤트로픽은 향후 수주 안에 상장 신고서를 공개 제출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회사는 공모 주식 수와 가격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이미 상장 절차의 문을 열어둔 상태다. 회사는 6월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통주 IPO를 위한 비공개 S-1 초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상장 여부와 시점은 SEC 검토와 시장 상황 등에 따라 결정된다. 공모 주식 수와 가격이 정해져야 조달 규모도 구체화된다.
비공개 S-1은 기업이 IPO 전 등록신고서 초안을 SEC에 공개하지 않고 제출하는 절차다. 통상 기업은 SEC 의견을 받은 뒤 공개 신고서 제출, 투자자 설명회, 공모가 범위 제시, 최종 가격 확정 순서로 상장 절차를 밟는다.
대형 AI 기업의 상장은 개별 기업 이벤트를 넘어 자본시장 일정에도 영향을 준다. 일부 기업과 후원자들은 앤트로픽 IPO가 임박한 상황에서 장기 투자자와 국부펀드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상장 후보 기업들이 같은 기간 투자자 설명회와 청약 일정을 잡으면 자금과 시선이 분산될 수 있다. 특히 대형 기술주 상장은 기관투자자의 실사 인력과 자금 배분 한도를 동시에 끌어가기 때문에 같은 창구에 몰린 기업들의 부담이 커진다.
앤트로픽의 몸값도 시장의 관심을 키운 요인이다. 회사는 5월 28일 시리즈 H 투자에서 650억 달러(약 89조3000억원)를 조달했고, 투자 후 기업가치는 9650억 달러(약 1326조원)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회사는 당시 연환산 매출이 470억 달러(약 64조6000억원)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앤트로픽이 비공개 S-1 초안을 제출하고 9650억 달러 평가액을 확인한 흐름과 이어지는 대목이다.
상장 시장의 시간표는 촘촘하다. 블룸버그는 9월 중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회의와 11월 미국 중간선거가 일정 조율의 제약으로 작용한다고 짚었다.
롭 스토우(Rob Stowe) 바클레이스 미주 주식자본시장 책임자는 “조금 더 까다로운 상황이어서 9월과 10월 초까지 매우 바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활동은 많겠지만 몇 개의 창구에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상장 후보도 줄을 서 있다. 블룸버그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엔스케일(Nscale), 스마트링 제조사 오우라 헬스(Oura Health), 임시 전력 공급업체 애그리코(Aggreko), 태양광·배터리 저장 기업 코볼트 파워(CoVolt Power), 디지털 인프라 기업 SB 에너지(SB Energy), 인스파이어 브랜즈(Inspire Brands), 스위치(Switch) 등을 상장 후보로 거론했다.
이 가운데 일부 기업은 앤트로픽보다 앞서 시장을 시험할 수 있다. 같은 기간 발행사가 몰리면 투자자는 성장성, 수익성, 테마 적합성, 유통 물량을 더 엄격하게 비교하게 된다.
AI와 인프라 테마에 자금이 몰리는 점도 차별을 만든다. 에디 몰로이(Eddie Molloy) 모건스탠리 글로벌 주식자본시장 공동책임자는 “비테마 IPO는 더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몰로이는 대형 AI 인프라와 항공우주·방산 같은 큰 테마에 자본이 몰리면서, 그 흐름에서 벗어난 중소형 발행사는 매수 측 관심을 얻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는 상장 시장이 열려 있더라도 모든 발행사가 같은 조건을 누리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앤트로픽 IPO의 실제 규모와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회사가 공개 신고서를 내고 가격 범위와 공모 주식 수를 제시해야 조달 규모와 다른 상장 일정에 미칠 영향이 구체화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