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보 에너지(Fervo Energy·$FRVO)가 구글(Google·$GOOGL)과 396메가와트(MW) 규모 강화형 지열 전력구매계약(PPA)을 맺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커지면서 24시간 공급 가능한 차세대 지열 전원의 상업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페르보 에너지는 1일 보도자료에서 구글에 유타주 비버카운티 케이프 스테이션(Cape Station) 강화형 지열 발전단지 전력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계약을 세계 최대 강화형 지열 전력구매계약이라고 설명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8-K 공시에 따르면, 계약 물량은 99MW씩 네 차례로 나뉘어 2028년 3분기부터 인도된다. 계약 기간은 15년이다.
구글은 2030년 6월까지 약 600MW를 추가로 확대할 수 있는 옵션도 받았다. 옵션이 반영되면 총 계약 물량은 최소 약 950MW가 된다.
이번 계약은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흐름과 맞물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1월 단기 에너지 전망에서 미국 전력 사용이 올해 1%, 2027년 3% 늘 것으로 봤고, 대형 컴퓨팅 시설 수요가 증가세를 이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2024년 보고서에서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이 2028년까지 두세 배 늘 수 있다고 밝혔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로 전력 사용량이 늘면서 빅테크 기업의 전력 조달 전략도 장기 계약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화형 지열은 기존 지열과 발전 방식이 다르다. 자연 저류층에만 기대지 않고 수평시추와 수압파쇄를 활용해 지하에 인공 저류층을 만든 뒤 열을 끌어올려 전기를 생산한다.
이 방식은 풍력·태양광처럼 날씨와 시간대에 출력이 크게 좌우되는 전원과 달리 상시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데이터센터처럼 중단 없는 전력이 필요한 수요처가 강화형 지열에 관심을 두는 배경이다.
페르보 에너지는 6월 30일 공시에서 케이프 스테이션 1단계의 첫 전력 공급 목표를 2026년 4분기로 제시했다. 2단계 상업운전 목표는 2028년이다.
EIA는 2월 분석에서 케이프 스테이션을 미국 첫 대규모 상업용 강화형 지열 발전기로 소개했다.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강화형 지열이 파일럿 단계를 넘어 대형 전력 수요처와 직접 연결되는 사례가 된다.
팀 래티머(Tim Latimer) 페르보 에너지 최고경영자는 1일 보도자료에서 “이번 계약은 EGS가 차세대 컴퓨팅 인프라에 전력을 공급할 준비가 됐다는 점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 전력 사용자가 규모와 상시 가동 능력을 갖춘 전원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계약 체결이 곧바로 전력 공급을 뜻하지는 않는다. 페르보 에너지와 구글은 최종 데이터센터 계획이 엔지니어링 적합성, 주·지방정부 승인, 상업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송전 인프라도 남은 과제다. DOE는 7월 초안에서 데이터센터와 대형 산업용 부하 때문에 추가 송전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 독자에게도 이 흐름은 낯설지 않다. 본지는 앞서 텍사스 전력 접속 대기 물량에서 데이터센터 비중이 컸다고 전했다. AI 연산 수요가 늘수록 데이터센터 전력 조달 방식은 클라우드 기업의 비용과 입지 선택에 직접 영향을 준다.
구글의 지열 전력 조달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본지는 앞서 오르마트가 구글 데이터센터 운영을 지원하는 최대 150MW 규모 지열 전력구매계약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페르보 에너지 계약 물량은 2028년 3분기부터 단계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