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후드(Robinhood)가 유럽 소매 투자자들이 미국 증권을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7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로빈후드는 실물 주식 등 전통 자산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전환하는 '토큰화' 방식을 도입해 유럽 거점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암호화폐 생태계 주요 기업인 아비트럼(Arbitrum)과 솔라나 재단(Solana Foundation)이 유력한 파트너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토큰화는 기존 금융 시스템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비용 절감, 거래 속도 향상, 접근성 확대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 최근 들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잇따라 자산 토큰화 실험에 나서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로빈후드는 유럽 진출을 위해 이미 제도적 기반도 마련했다. 2025년 4월 리투아니아에서 중개업 라이선스를 취득해 EU 전역에서 투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으며, 2024년에는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Bitstamp) 인수 계약도 체결했다.
블라디미르 테네브(Vladimir Tenev) 로빈후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누구나 몇 분 안에 코인을 만들고 곧바로 거래할 수 있는 시대"라며 "상장 절차가 얼마나 번거로운지를 감안하면 토큰화는 매우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기술 변화가 기존 자본시장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나스닥 시장에서 로빈후드 주가는 2.7% 상승했다. 한편, 로빈후드는 2025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했지만 월가 전망치를 상회하며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