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이 이더리움(Ethereum)의 스마트 계약 기능을 지원하는 EVM(Ethereum Virtual Machine) 호환 사이드체인을 2025년 2분기에 출시한다. 이번 계획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블록체인 행사 'APEX 2025'에서 리플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데이비드 슈워츠(David Schwartz)와 상품관리 디렉터 자아지 쿠퍼(Jaazi Cooper)에 의해 공식 발표됐다.
이번 사이드체인 출시는 리플의 블록체인 플랫폼 'XRP 레저(XRP Ledger, XRPL)'에 스마트 계약과 디앱(dApp) 개발을 도입하는 신호탄이다. 사이드체인은 evmOS 스택 기반으로 구축되었으며, 현재 테스트넷에서 시험 운용 중이다. 특히 이더리움에서 널리 사용되는 프로그래밍 언어 '솔리디티(Solidity)'를 지원하면서도 XRP 레저의 빠른 속도와 저렴한 수수료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리플은 이번 사이드체인으로 XRPL과 이더리움 생태계를 연결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테스트넷에는 기존에 리플과 별다른 연관이 없던 신규 개발자 87명이 유입돼 각종 애플리케이션과 인프라를 개발 중이다. XRPL의 기술 파트너인 피어시스트 테크놀로지(Peersyst Technologies)는 “이번 메인넷 출시는 XRPL 역사상 가장 대규모 개발자 유입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VM 호환 사이드체인이 본격 출시되면 XRP 생태계의 활용성은 획기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탈중앙화금융(DeFi), 대체불가토큰(NFT), 게임 등 다양한 이더리움 기반 서비스가 XRP 레저 내에서도 구현 가능해지고, 이는 XRP의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타 Layer 1 블록체인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리플은 XRP 레저만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범용성을 강화하는 전략을 선택한 셈이다.
이번 발표는 리플이 단순 송금 네트워크를 넘어 스마트 계약 기반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모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 사이드체인이 예정대로 2분기 내 정식 출시될 경우, XRP의 시장에서의 위상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는 이 변화를 ‘XRP의 새로운 시대’로 규정하며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