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세계에서 데이터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다. 하지만 2025년 현재, 수많은 스포츠 리그와 플랫폼이 의존하는 데이터 시스템은 여전히 불완전하다. 경기 기록은 종종 지연되거나 불일치하며, 폐쇄형 API 뒤에 갇힌 채 신뢰할 수 없는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결국 팬들의 신뢰 저하, 선수 데이터의 소유권 부재, 억 단위가 오가는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으로 이어진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블록체인이 주목받고 있다. 각종 경기 기록과 생체정보, 실시간 통계 등을 투명하고 변경 불가능한 상태로 저장할 수 있는 블록체인은, 스포츠 산업에 ‘신뢰 가능한 진실’이라는 명확한 기준점을 제시한다. 실제로 포뮬러원은 블록체인 기반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실시간 데이터의 정확도와 팬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딜로이트의 '2025 스포츠 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프로 스포츠 조직 중 약 40%가 데이터 정확성 부족, 실시간성 미흡, 조작 위험 등 데이터 관련 문제를 겪고 있다. 이로 인해 팬들은 잘못된 정보를 기반으로 판정을 판단하거나 선수를 평가하고, 코치와 선수들은 핵심 분석 없이 전략을 수립하는 불리한 상황에 놓인다.
가장 직접적인 피해는 환상적인 사용자 경험을 강조하는 판타지 스포츠 분야에서 드러난다. 미국에는 약 6,250만 명의 사용자가 존재하며, 이들 대부분은 리그 제한 API나 지연된 데이터, 불투명한 스코어링 엔진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반해 블록체인 기반 스포츠 판타지 플랫폼은 데이터 투명성과 실시간 정합성을 제공하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보상 모델의 진화 때문만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점점 블록체인의 '공정성’과 ‘가시성’ 자체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블록체인의 가치는 단지 기록 보관에 그치지 않는다. 정보가 생성되는 근원 —즉 선수와 구단—이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갖는 구조를 가능케 한다. 하지만 정작 선수들은 수억 원 규모의 독점 데이터 계약에서 소외되고 있으며, 일부는 개인정보 보호 규정(GDPR)을 근거로 법적 소송까지 추진하고 있다. 영국의 ‘레드카드 프로젝트(Project Red Card)’는 400명 이상의 축구 선수가 참여하여 이 같은 현실을 정면으로 지적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리그 차원에서도 확산 중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LaLiga)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더블유(CoinW)와의 협력을 통해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 분석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선수 중심의 데이터 접근 방식은 향후 더 많은 리그와 스포츠 연맹에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코치, 선수, 팬, 프런트 모두가 의존하는 스포츠 데이터는 이제 단순한 기록이 아닌 경쟁력의 핵심 지점이 됐다. 하지만 불투명한 현재 시스템은 정확성, 일관성, 접근성에서 모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블록체인은 이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고, 스포츠 산업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게임을 바꾸진 않더라도, '게임을 구성하는 데이터'는 블록체인이 바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