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블록체인 기업 리플(XRP)이 디지털 자산 인프라 확대의 일환으로 중동 시장에서 본격적인 수탁 서비스 확장에 나섰다. 이번 행보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정부 산하 조직과의 협업을 기반으로 하며, 디지털 자산 수용에 앞장서는 두바이의 전략과 맞물려 전 세계 암호화폐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리플은 최근 자산 토큰화 플랫폼인 Ctrl Alt와 협력하여, 두바이토지청(Dubai Land Department, DLD)이 주도하는 부동산 토큰화 프로젝트에 기술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 협업을 통해 양 사는 UAE 내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특히 리플의 자체 스테이블코인 RLUSD에 대한 지역 내 최초 수탁 파트너십이 성사됐다.
리플 중동·아프리카 사업 총괄 리스 메릭(Reece Merrick)은 “이번 프로젝트는 중동 최초로 정부 산하 부동산 등록 기관이 공공 블록체인 기반으로 소유권을 토큰화하는 사례이며, XRPL을 채택했다는 점은 금융 생태계에서의 블록체인 신뢰도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Ctrl Alt는 최근 두바이 가상자산 규제국(VARAS)으로부터 VASP(가상자산서비스제공자) 라이선스를 획득해 합법적인 디지털 자산 발행 및 관리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해당 기업은 실물 기반 자산(Real World Assets, RWA)과 자산 연동형 가상자산(ARVA)을 위한 플랫폼을 운영하며 규제 준수 기반 구조를 조성하고 있다.
Ctrl Alt의 최고경영자 맷 옹(Matt Ong)은 “리플의 수탁 기술은 우리가 구축하고 있는 고신뢰 토큰화 플랫폼과 매우 부합한다”며, “기술적으로 검증된 솔루션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과 운영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부동산 산업 내 소유권의 블록체인 등록, 지분 분할(fractional ownership) 도입, 투자 접근성 확대, 거래 효율성 향상 등 다양한 기술적 장점을 제시한다. 두바이가 추진하는 디지털 부동산 혁신 모델이 글로벌 확산의 ‘베이스캠프’가 되는 셈이다.
리플은 올해 초 두바이금융서비스청(DFSA)으로부터 라이선스를 취득했고, 그 직후 총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7,375억 원)에 브로커리지 기업 히든로드를 인수하며 암호화폐 업계 최초의 다중자산 프라임 브로커 운영사가 됐다. 이어 RLUSD는 스위스 은행 AMINA와 미국 최고(最古)의 은행인 뱅크오브뉴욕멜론(BNY Mellon)에 통합 및 수탁됐으며, RLUSD의 글로벌 생태계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 협업은 리플이 디지털 자산 수탁 및 토큰화 인프라 부문에서 세계적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중동과 같은 신흥 시장에서 이 같은 규제 연계형 기술 배포는 향후 글로벌 제도권 금융사와의 추가 협력의 중요한 전초기지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