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3 기술의 진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폴카닷(DOT)의 창립자 개빈 우드(Gavin Wood)가 차세대 탈중앙 신원 인증 시스템인 'Proof-of-Personhood(본인인증증명)'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인간의 고유성을 온체인 상에서 증명하기 위한 방식을 제시하며,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확산으로 현실과 AI 생성물을 분간하기 어려워진 시대에 중요한 대안이 될 전망이다.
이 구상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웹3 서밋 2025'에서 처음 발표됐다. 발표에 따르면 포프(PoP)는 폴카닷 블록체인의 '인디비주얼리티 시스템(Individuality system)'을 통해 구현되며, 두 가지 디지털 식별자 'DIM1'과 'DIM2'로 구성된다. DIM1은 '개인의 존재를 입증하는 증표', DIM2는 '검증된 개인 인증 수단'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정식 출시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총 300만 달러(약 41억 7,000만 원) 규모의 트레저리 제안으로 개발이 지원될 예정이다.
개빈 우드는 해당 시스템 출시에 맞춰 "역사상 가장 공정한 에어드롭"을 예고하며, 공익성과 신뢰성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블록체인의 한계 중 하나로 꼽혀온 개인 식별 문제를 PoP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기존 KYC나 CAPTCHA 같은 방식의 보안성과 효율성을 넘어, 인간 중심의 인증 시스템이 블록체인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다는 주장이다.
웹3 서밋 ‘신뢰(Trust)’ 세션에 참여한 금융 암호학자 이안 그리그(Ian Grigg)도 기술로는 신뢰라는 개념을 완벽히 재현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신뢰는 불확실성과 감정이 섞인 인간 고유의 경험이며, 이는 단순한 코드나 알고리즘으로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폴카닷은 본인인증증명 외에도 다방면에서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폴카닷 블록체인 아카데미(PBA)’는 지난 2024년 5월 다섯 번째 교육 과정을 개설하며 차세대 블록체인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또한, 폴카닷은 코인페스트 아시아 2024의 메인 스폰서로 참여했으며, 소속 패러체인 중 하나를 통해 '비동기 백업(Asynchronous Backing)' 기능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가 소속된 인터 마이애미 구단과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하며, 폴카닷은 해당 팀의 ‘글로벌 트레이닝 파트너’로 선정됐다. Web3 인프라의 실생활 적용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폴카닷의 이번 발표는 단순한 기술 이상으로, 신원 인증의 기준을 재정의하려는 철학적 도전이기도 하다. AI가 만든 디지털 정체성이 일상에 파고드는 시대, 블록체인의 탈중앙성과 인간 중심의 정체성을 결합한 이번 제안이 어떤 실효성을 발휘하게 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