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전문 프로젝트 플랑크(Planck)가 탈중앙화 인공지능(AI)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한 레이어0 블록체인을 정식 출시했다. 이번 행보는 중앙화된 기술 기업 중심의 AI 산업에 맞서, 웹3 기반의 분산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암호화폐 업계의 전략과 맞닿아 있다.
플랑크의 블록체인은 특히 탈중앙 물리 인프라 네트워크(DePIN) 기반의 AI 응용 프로그램 구축에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DePIN은 하드웨어, 토큰 보상, 분산처리 기술을 융합해 기존 클라우드 컴퓨팅 같은 중앙화 리소스를 대체하는 것이 핵심이다. 플랑크 측은 “지금의 고성능 AI 컴퓨팅 파워는 소수 기술 대기업에 집중돼 있다”며, 이를 분산화함으로써 AI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 AI 생태계는 오픈AI(OpenAI), 구글(Google) 등 거대 기업이 주도하고 있으며, 이를 견제하려는 탈중앙화 시도는 플랑크 외에도 여러 곳에서 진행 중이다. 예컨대, 비텐서(Bittensor)는 분산 머신러닝을, 페치.ai(Fetch.ai)는 탈중앙형 AI 에이전트 구현을 각각 목표로 삼고 있다.
플랑크는 이번 자체 블록체인이 프로토콜 수수료, 개발 키트(SDK) 사용, 개발 도구 접근 등에서 실질적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PU를 대여해 컴퓨팅 리소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에게는 연결성 증명(Proof-of-Connectivity)과 전송 증명(Proof-of-Delivery) 기준에 따라 네이티브 토큰이 지급된다.
특히 플랑크의 수익 모델 중 상당 부분은 GPU 임대 및 계산 자원 계약에서 발생한다. 시간 단위 주문형 과금 방식을 통해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 대비 최대 90%까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로 플랑크는 지난 2월 이후 GPU 임대를 통해 150만 달러(약 20억 8,5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와 같은 GPU 인프라 시장은 현재 큰 주목을 받는 분야다. 인공지능용 고성능 칩이 부족한 상황에서, 플랑크는 Vast.ai, 코어위브(CoreWeave), 람다(Lambda) 등과 경쟁하며 관련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AI 칩 품귀 현상을 기회로 포착한 이들 기업은 비트코인(BTC) 채굴업체들까지 유입될 만큼 빠르게 성장 중이다.
플랑크의 이번 블록체인 출시로 암호화폐와 AI의 융합은 한층 현실화되고 있다. 탈중앙 기술과 AI 연구가 결합하는 시점에서, 그 중심에 선 프로젝트가 얼마나 실질적인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