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스타트업 나오리스(Naoris)가 주요 블록체인 암호화 알고리즘을 깨는 데 성공한 해커들에게 최대 17만 달러(약 2억 3,630만 원) 규모의 현상금을 걸었다. 이는 양자컴퓨팅 시대에 대비해 디지털 자산 보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나오리스는 13일 코인텔레그래프와 공유한 공식 발표에서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 대부분 블록체인의 핵심 보안 기반인 secp256k1 알고리즘을 해독하는 데 성공할 경우 5만 달러(약 6,950만 원)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알고리즘은 퍼블릭-프라이빗 키 쌍 생성을 책임지고 있으며, 블록체인의 핵심 암호화 기초로 작동한다. 다만 아직까지 이 알고리즘을 실제로 해독한 사례는 없다.
솔라나(SOL)와 메신저 앱 시그널, 왓츠앱 등에 쓰이는 Ed25519 알고리즘을 깨는 데 성공하면 3만 달러(약 4,170만 원)가 지급되며, TLS(Traffic Layer Security) 프로토콜에 사용되는 NIST P-256 알고리즘은 성공 시 2만 달러(약 2,780만 원)를 보상받는다. 그 외에도 P-224, P-384, P-521 등 다른 타원곡선 알고리즘을 해결하면 1만 달러(약 1,39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나오리스는 이번 보상 프로그램을 통해 암호화 보안의 내구성을 실제로 시험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테스트 대상이 되는 모두는 타원곡선 알고리즘 기반의 파라미터로, 이들은 암호 체계의 안전성과 기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나오리스 측은 “단일 알고리즘이 해독될 경우 전체 디지털 산업 생태계가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된다면 비트코인을 포함한 대다수 블록체인 시스템이 현재의 보안 수단으로는 견디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암호화폐는 물론 전 세계 인터넷 보안 체계 전반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된다. 나오리스의 이번 보상 프로그램은 그 가능성을 점검하고 선제 대응책을 준비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