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마지막으로 채굴한 블록이 드러났다. 암호화폐 분석 업체 웨일얼럿(Whale Alert)은 31일, 사토시가 남긴 최후의 흔적으로 보이는 비트코인 블록이 체인에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사토시는 블록 번호 54,316까지 활동을 이어간 것으로 보이며, 이 시점까지 총 1,125,150 BTC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시세로 환산 시 약 1,564억 4,585만 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웨일얼럿은 사토시가 직접 채굴한 것으로 알려진 시기의 활동양상을 분석하며, 이른바 '파토시(Patoshi)' 마이닝 패턴을 중심으로 그의 작업 방식과 네트워크 안정화 전략을 조명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사토시는 네트워크의 60% 해시파워를 확보해 51% 공격을 차단하면서도 다른 채굴자에게 일정한 공간을 할당했다. 초기 커뮤니티의 성장을 유도하고, 나중에는 점차 본인의 채굴 비중을 줄여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견은 최근 깨어난 사토시 시대 지갑 2개의 움직임과 맞물리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해당 지갑은 각각 50 BTC(약 6억 1,009만 원)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약 15년 만에 활동 흔적을 드러냈다. 웨일얼럿은 해당 BTC가 채굴된 시점이 사토시의 마지막 활동 구간과 겹치지만, 블록의 채굴자가 사토시 본인일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다.
사토시는 2011년 4월 23일 마지막으로 비트코인 개발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후 "다른 일로 떠난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행적을 감췄다. 이후 비트코인의 운명은 커뮤니티에 위임됐다. 그가 남긴 수많은 지갑은 단 한 차례도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며, 그의 정체와 자산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미스터리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이번 블록 발견은 단순한 고고학적 가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암호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사토시 지갑의 움직임이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 트리거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관련 흔적이 나타나면 업계는 예외 없이 경계 태세를 높인다. 사토시의 마지막 흔적이 지금 다시 조명되면서, 비트코인의 뿌리와 미래를 연결 짓는 새로운 대화가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