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 첫날, 암호화폐 거래소 불리시(Bullish)의 주가가 105% 이상 급등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상장 몇 시간 전 실시된 기업공개(IPO)에서 불리시는 애초 계획보다 50% 많은 3,000만 주를 주당 37달러에 판매하며 총 11억 달러(약 1조 5,800억 원)를 조달했다. 이는 당초 목표였던 주당 최대 31달러, 2,030만 주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케이맨 제도에 본사를 둔 불리시는 기관 투자자 전용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을 운영한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암호화폐뿐 아니라 파생상품과 마진거래를 지원하며, 마진거래의 경우 차입금을 활용한 자산 거래가 가능하다. 회사 측은 자체 자동화 시장조성 시스템(automated market maker)을 통해 경쟁 거래소 대비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거래 경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 엔진은 고객 자산에서 유입된 유동성을 활용해 거래를 자동으로 체결하며, 고객은 그에 따른 수수료를 수익으로 얻는다.
불리시는 대표 거래소 외에도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CoinDesk)'와 시장 데이터를 제공하는 '코인데스크 데이터(CoinDesk Data)'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IPO 정관에 따르면 코인데스크 데이터는 1만1,000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불리시의 거래소는 1분기에 일평균 26억 달러(약 3조 7,400억 원) 규모의 거래를 처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수치다.
2분기 실적 역시 눈에 띈다. 올해 4~6월 불리시는 매출 3,080만~3,280만 달러(약 444억~472억 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7% 이상 성장했다. 세후 순이익은 1억610만~1억910만 달러(약 1,523억~1,583억 원)에 달했고, 이 중 상당수는 보유 중인 암호화폐에서 발생한 평가 이익이다. 불리시는 비트코인 24만3,000개, 이더 1만2,600개, 그리고 4억1,800만 달러 상당의 스테이블코인 등 다양한 자산을 보유 중이며, 이들의 2분기 중 자산가치는 약 6,800만 달러(약 980억 원) 증가했다.
이번 상장을 계기로 회사는 거래소 서비스를 더 많은 국가로 확장하고, 옵션 거래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옵션은 특정 자산을 미래의 정해진 가격에 매수 또는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는 파생 상품이다. 또한 코인데스크 데이터를 중심으로 기관 고객을 위한 신규 암호화폐 데이터 서비스도 출시할 계획이며, 제품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인수합병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불리시의 상장 성공과 실적 호조는 향후 암호화 자산 전문 거래소들의 성장을 본격화할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