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사실 예측 시장을 운영하는 폴리마켓(Polymarket)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이자 1789 캐피털의 파트너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Donald Trump Jr.)를 자문위원에 영입했다. 이번 인사는 1789 캐피털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한 직후 발표됐으며, 양측은 구체적인 투자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 언론 악시오스(Axios)는 해당 규모가 수천만 달러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원화로 약 수백억 원대(약 1,390억~2,780억 원)로 추산된다.
1789 캐피털은 미국 보수 진영과 이념적으로 연계된 벤처 투자기관으로, ‘미국의 탁월함(American exceptionalism)’을 실현할 수 있다고 판단한 기업에 집중 투자해왔다. 트럼프 주니어는 "폴리마켓은 기존 미디어의 왜곡과 자칭 전문가들의 의견을 뛰어넘어, 사람들이 실제로 일어날 일에 대해 직접 베팅함으로써 진실을 드러낸다"고 강조했다.
폴리마켓은 2022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로부터 무등록 스왑 거래소 운영 혐의로 140만 달러(약 19억 4,600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고 미국 사용자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미국 재진입을 위한 규제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2025년 7월 CFTC 등록 파생상품 거래소인 QCEX를 1억 1,200만 달러(약 1,558억 원)에 인수하며 합법적 입지를 복원했다. 이 인수는 CFTC 및 미국 법무부로부터 받던 조사를 종료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2020년 출범한 폴리마켓은 대선 결과부터 셀럽 소식까지 다양한 주제를 대상으로 사용자가 암호화폐를 걸고 결과를 예측할 수 있게 한 플랫폼이다. 빠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단기간에 세계 최대 규모의 예측 시장으로 자리잡았지만, 동시에 규제 당국의 감시도 받게 됐다. 미국 내 주요 경쟁사인 칼시(Kalshi) 역시 정치 관련 계약을 상장하려는 시도로 반복해서 CFTC와 충돌하고 있다.
최근 미국 의회 내부에서도 관련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2024년 대선 기간 동안 폴리마켓에서는 총 36억 달러(약 5조 44억 원)가 베팅됐으며, 이 가운데 약 27억 달러(약 3조 7,530억 원)는 트럼프 vs 해리스(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맞대결에 집중됐다. 이러한 거액 거래는 민주당 소속 딘아 티투스(Dina Titus) 하원의원의 공개 비판을 포함해, 몇몇 의원들의 규제 촉구를 이끌어냈다.
이번 투자와 인사를 통해 폴리마켓은 규제와 정치 사이의 경계선 위에서 새로운 전략적 균형을 모색하고 있다.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트럼프 주니어의 존재는 특히 보수 성향 투자자들에게 정치 예측 시장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상징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