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의 결제 기술이 우주 영역까지 확장됐다. 최근 한 암호화폐 사용자가 비트코인 라이트닝 네트워크 인보이스를 지구 상공의 통신 위성을 통해 송수신하는 데 성공하면서 '오프그리드 결제'의 가능성을 새롭게 입증했다.
X(구 트위터) 사용자 'Printer'는 자신의 라이트닝 네트워크 지갑에서 생성한 요청서(인보이스) QR 코드를 이미지 파일로 변환한 뒤, 위성 통신용 디지털 모뎀을 통해 지구 정지궤도 통신 위성인 QO-100(Es’hail-2)에 전송했다. QO-100은 암추(Digital Uplink) 기술을 활용해 해당 이미지를 우주로 송신하고, 다시 지구로 내려보내는 형식으로 메시지를 수신했다.
이 실험에서 사용된 디지털 모뎀은 AMSAT-DL의 고속 멀티미디어 모뎀으로, 디지털 변조 신호로 이미지 파일을 전송할 수 있게 설계됐다. 실제 결제는 라이트닝 네트워크 메인 체인을 통해 이뤄졌지만, 인보이스 자체는 오프라인 환경에서 생성되고 전파됐다. 즉, 비트코인 결제가 인터넷 접속 없이도 가능하다는 점을 실제로 보여준 사례다.
지상 통신 장비는 위성 통신 전용 파라볼라 안테나를 포함해 일련의 송신 체인을 구성했고, 위성의 디지털 트랜스폰더가 이를 우주 공간으로 중계, 이어 다른 지역의 수신 장치가 이를 받아 해독해 결제를 완료했다. QR 코드는 다시 디코딩돼 라이트닝 지갑으로 스캔됐다.
이는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비트코인의 내구성과 범용성을 강조한 사례로 평가된다. 고립된 마을, 자연재해 지역, 혹은 인터넷이 차단된 권위주의 국가 등에서도 비트코인을 통해 재정적 자율성이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이 같은 우주 기반 비트코인 실험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2019년 8월, 블록스트림(Blockstream)과 스페이스체인(SpaceChain)은 위성 전송을 통한 최초의 비트코인 거래를 성공시킨 바 있다.
이번 라이트닝 네트워크 송수신 실험은 상호 연결 장비 없이 극한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인프라 구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블록체인이 더 이상 단순한 기술을 넘어 지구 전체를 아우르는 글로벌 분산 금융 시스템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