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이 상장지수펀드(ETF)의 블록체인 기반 토큰화를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BTC) 현물 ETF의 성공적인 론칭 이후, 디지털 자산 전환이라는 새로운 움직임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블룸버그는 11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블랙록이 실물자산(RWA) 기반 ETF를 토큰화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실제 추진을 위해선 규제 관문의 벽을 넘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를테면 디지털 토큰이 기존 금융 상품과 법적·제도적으로 동등하게 취급될 수 있을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ETF는 현존하는 가장 대중적인 투자수단 중 하나로, 미국 기준으로는 상장 주식 수를 초과할 정도로 폭넓게 퍼진 상태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상장 ETF 수량이 전체 상장 기업 수보다 많은 수준이다.
이러한 ETF를 토큰화할 경우, 전통 금융시장 시간 외에도 거래가 가능해지고, 탈중앙화금융(DeFi) 분야에서 담보 자산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생긴다. 즉, ETF의 유동성과 활용 범위가 획기적으로 확장될 수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블랙록의 실험이 디지털 자산과 전통 금융 사이 경계를 더욱 허무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랙록은 앞서 올해 초 비트코인 현물 ETF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암호화폐 시장 참여를 본격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변화와 암호화폐 수용 발언들 역시 전통 금융사의 암호화폐 전략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도 있다. 블랙록의 토큰화 실험 결과에 따라, 향후 기관 자산의 디지털 전환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