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다코타주가 미국 최초의 주립은행 발행 스테이블코인을 선보인다. 노스다코타은행(Bank of North Dakota)은 핀테크 기업 피서브(Fiserv)와 협력해 달러 기반 암호화폐 ‘러프라이더코인(Roughrider Coin)’을 개발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러프라이더코인은 2026년부터 지역 내 은행 및 신용조합에 제공될 예정으로, 은행 간 결제, 상점 간 거래, 국경 간 송금 등의 실시간 금융 인프라 강화를 목표로 한다.
노스다코타가 선보인 이 코인은 미국 내에서 주 차원에서 발행된 두 번째 스테이블코인이다. 앞서 지난 8월 와이오밍주는 ‘프런티어 스테이블 토큰(FRNT)’을 7개 블록체인에서 출시했고, 9월에는 발행 주체로 헤데라(HBAR)를 선정했다.
러프라이더코인은 피서브의 기존 디지털 자산 플랫폼 기반으로 설계됐다. 이 플랫폼은 지난해 6월부터 금융기관 전용 화이트라벨 스테이블코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러프라이더코인도 이와의 호환성을 전제하고 개발됐다. 피서브는 지난 2022년 기준으로 약 350억 건의 상점 거래를 처리한 글로벌 결제 기업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분야 진입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노스다코타은행은 미국 유일의 주립은행으로, 1919년 설립 이후 현재 약 100억 달러(약 13조 9,000억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상업·농업 분야 지원을 위한 유동성 공급은 물론, 대출 참여 및 2차 금융시장 서비스도 제공하며, 수익은 주 내 공공 프로그램과 경제 개발에 재투자하는 공공 금융 모델을 유지하고 있다.
케리 암스트롱(Kelly Armstrong) 노스다코타 주지사는 “실물달러에 의해 뒷받침되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으로, 우리 주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디지털 금융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며 러프라이더코인 프로젝트의 의의를 강조했다.
러프라이더코인이라는 이름은 1901~1909년 미국 대통령직을 역임한 시어도어 루즈벨트에서 따왔다. 그는 정치 은퇴 후 노스다코타에서 여생을 보냈으며, 1800년대 말에는 스페인군과의 전쟁에 참여한 ‘러프라이더’ 부대를 이끈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이처럼 각 주 차원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 움직임이 빨라지는 배경에는 지난 7월 통과된 ‘GENIUS법’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된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유통에 대한 보다 명확한 규제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따라 미국 내에서는 기존 USDT(USDt), USDC(USDC) 등 민간 주도 스테이블코인 외에도 다양한 지역·기관 주도의 프로젝트가 시장에 유입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약 3,000억 달러(약 417조 원) 규모에 달하며, 암호화폐 시장 확대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 공공 주체의 실험이 얼마나 시장 신뢰와 확장성 확보에 기여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