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관리의 긴장감이 팽배한 암호화폐 업계에서 발생한 이례적인 기술 사고가, 오히려 블록체인의 투명성과 복구 능력을 부각시키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페이팔 USD(PYUSD)’의 발행사 팍소스(Paxos)는 10월 15일, 내부 시스템 오류로 무려 300조 달러(약 417경 원) 규모의 PYUSD를 실수로 발행한 사실을 밝혔다.
팍소스는 이번 사고를 “내부 기술적 오류”라고 설명했으며, 사고 발생 22분 만에 발행한 토큰 전량을 소각하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사건 발생 시각은 세계협정시 기준 10월 15일 오후 7시 12분이었으며, 블록체인 상에 기록된 이상 징후를 이용자들이 신속하게 포착하면서 후속 조치가 빠르게 이뤄졌다.
이번 사고의 함의는 단순한 작업 실수가 아니라, 공식 금융 시스템과는 대비되는 블록체인의 실시간 감시 기능과 공개 원장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블록체인은 누구나 거래 내역을 검증하고 확인할 수 있어, 실수가 발생하더라도 치명적인 손실로 이어지기 전에 정정할 수 있는 시스템적 이점을 제공한다.
특히 이처럼 대규모 이상 데이터가 발생했을 때, 제3자 없이도 커뮤니티와 자동화된 플랫폼 감시 기능을 통해 빠르게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은 제도권 금융권이 참고할 만한 대목이다. 팍소스의 사고는 우려를 자아냈지만, 동시에 블록체인 기술이 제공할 수 있는 투명성의 본질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