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화 금융은 더 이상 실험적 영역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핵심 인프라로 전환되는 단계에 진입했다.
22일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암호화폐는 투기적이거나 실험적인 영역으로 간주돼 왔지만 이러한 인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 2026년 초 기준 토큰화 실물자산 시장 규모는 약 250억 달러로 전년 대비 약 4배 성장했으며 스테이블코인은 2025년 한 해 동안 약 33조 달러 규모의 거래를 처리해 기존 결제 네트워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 자금도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코인베이스 설문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의 74%가 2026년 암호화폐 투자 비중 확대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토큰화 자산을 검토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흐름은 토큰화가 단순한 실험 단계를 넘어 금융 인프라로 기능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미국 법무부와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 출신인 아만다 윅은 “암호화폐와 디지털 자산은 더 이상 주변적인 존재가 아니라 금융 시스템 자체”라고 평가했다. 그는 기술 자체의 가능성은 이미 입증됐으며 이제 산업이 글로벌 금융 수준의 운영 체계를 갖출 수 있는지가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산업 성숙도는 아직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25년 암호화폐 관련 사기 및 해킹 피해 규모는 약 170억 달러로 추산되며 여전히 구조적 리스크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기존 금융 규제를 기반으로 한 대응이 이어지고 있지만 디지털 자산의 작동 방식과 규제 체계 간 괴리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주요 제약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와 관련해 윅은 규제 명확성을 기다리는 전략이 오히려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자산이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특성을 고려할 때 기업이 선제적으로 내부 기준과 표준을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 시스템 역시 민간 주도의 표준 형성 이후 규제가 뒤따르는 구조로 발전해왔으며 디지털 자산도 유사한 전환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별로는 정책 접근 방식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와 중동 일부 국가는 라이선스 체계와 규제 샌드박스를 결합해 적극적으로 시장을 육성하고 있으며 홍콩은 2025년 스테이블코인 제도를 도입해 기존 금융 시스템과의 통합을 시도했다. 반면 미국과 유럽은 정치적 변수와 규제 중복 문제로 상대적으로 불균형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은 가격 중심의 시각이다. 과거 시장은 토큰 가격 변동에 집중해왔지만 실제로는 컴플라이언스, 보고, 결제 기능이 프로그래밍 가능한 형태로 내재화되는 구조적 변화가 더 중요한 흐름으로 평가된다. 이는 단기 변동성보다 장기적으로 금융 시스템 자체를 재편할 가능성이 높은 요소다.
결국 기관 투자자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규제 명확성을 기다리며 점진적으로 참여할 것인지, 아니면 인프라와 내부 역량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시장 형성에 직접 참여할 것인지에 따라 향후 경쟁력이 달라질 전망이다. 토큰화 금융으로의 전환은 이미 시작됐으며 핵심은 참여 여부가 아니라 대응 방식이라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