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주식과 국채 결제 인프라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는 실증을 넓히고 있다. 현재 논의의 핵심은 거래 뒤 일정 기간이 지나 끝나는 결제를 실시간에 가깝게 줄일 수 있는지, 증권 권리 이전과 자금 결제를 한 흐름에서 맞출 수 있는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금융당국과 일본은행, 대형 금융기관이 올여름 스터디그룹을 꾸려 블록체인 기반 차세대 결제 인프라를 논의하고 2030년대 상용화를 목표로 검토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2030년대 일정은 일본 금융청과 일본은행이 공개한 1차 공식 문서에서 확정 문구로 제시되지는 않았다.
공식 절차는 이미 시작됐다. 일본 금융청(FSA)은 2월 13일 결제고도화 프로젝트(PIP)의 두 번째 지원 대상으로 노무라증권, 다이와증권, 미즈호파이낸셜그룹,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이 참여하는 실증을 선정했다.
이 실증은 국채, 주식, 투자신탁, 회사채의 권리 이전을 블록체인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 검토한다. 해당 권리 이전과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연동하는 방안도 실증 범위에 들어갔다.
일본은행(BOJ)도 결제 인프라 차원의 검토를 공개했다. 우에다 가즈오(Kazuo Ueda) 일본은행 총재는 3월 3일 연설에서 블록체인 시스템에서 중앙은행 당좌예금을 활용한 결제 기술 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 은행 간 결제와 증권 결제 적용 사례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은 이 실험에서 기존 시스템과 새 기술을 연결하는 방식도 함께 살피고 있다. 블록체인을 별도 장부로만 두는 것이 아니라 중앙은행 자금과 기존 결제망을 어떻게 맞물리게 할지가 관건이라는 의미다.
현재 일본 증권시장의 결제 구조를 보면 변화 폭은 작지 않다. 일본거래소그룹(JPX)은 주식과 기타 증권의 결제 주기가 2019년 7월 16일부터 T+2로 적용됐다고 명시했다.
국내 일본국채 결제는 2018년 5월부터 T+1로 단축됐다. 실시간 결제 논의는 단순히 하루를 줄이는 문제가 아니라 증권 권리 이전, 대금 지급, 담보 관리 방식을 함께 다시 설계하는 문제에 가깝다.
은행권 실험도 국채 시장으로 확장됐다. 미쓰비시UFJ신탁은행은 8월 13일 디지털애셋(Digital Asset Holdings), 프로그맷(Progmat)과 함께 칸톤 네트워크(Canton Network)를 활용한 일본국채 레포 거래 온체인 실증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레포 거래는 국채를 담보로 단기 자금을 빌리고 갚는 거래다. 미쓰비시UFJ신탁은행 발표문은 24시간 실시간 결제와 자금·자본 효율 개선을 실증의 목적으로 제시했다.
이번 흐름은 미쓰비시UFJ신탁은행이 8월 13일 디지털애셋, 프로그맷과 함께 발표한 일본국채 레포 온체인 실증으로도 이어졌다.
결제고도화 프로젝트는 법령 해석과 감독상 쟁점을 줄이기 위한 일본 금융청의 실증 지원 틀이다. 일본은행의 샌드박스는 중앙은행 자금과 기존 결제망을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에 어떻게 연결할지 시험하는 장치다.
일본 금융청은 4월 3일 은행 간 토큰화예금 결제를 다루는 세 번째 결제고도화 프로젝트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일본은행 샌드박스와 실험 진행 상황을 공유하겠다고 설명했다.
한국 독자에게 의미가 있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일본의 실험은 토큰화 증권 발행 자체보다 국채, 레포, 은행 간 자금 이동, 스테이블코인 또는 토큰화예금 결제를 한 인프라 안에서 맞물리게 하는 데 초점이 있다.
다만 수수료 절감이나 자본 효율 개선은 아직 실증 목표다. 공개된 자료상 운영 주체, 법 개정 범위, 전체 시장 적용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일본 금융청과 일본은행의 실험은 법·감독·운영 리스크를 줄이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