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탑(GME) 주가가 갑작스럽게 하락세로 전환됐다. 그 배경에는 회사가 최근 약 4,710개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는 공식 발표가 있다. 이는 비트코인 한 개당 10만 8,000달러 안팎의 현재 시세를 기준으로 약 5억 달러(약 7,200억 원)를 웃도는 금액이다. 게임 소매업체로 알려진 게임스탑이 디지털 자산에 상당한 규모로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드러낸 것이다.
게임스탑 측은 공개 자료를 통해 정확한 매수 시점이나 매입 단가, 거래 횟수 등을 밝히지는 않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발표를 두고 오히려 투자자 불안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 개장 직후 게임스탑 주가는 장 전 거래에서 오름세를 보이다 이내 10% 급락세로 돌아섰다. 같은 시간대 비트코인 역시 1% 약세를 나타냈다.
이번 매입은 게임스탑이 지난 3월 공식 기업 투자 정책에 비트코인을 포함시키며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준비를 마친 뒤 취해진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게임스탑은 13억 달러(약 1조 8,700억 원)에 달하는 전환사채 발행 계획을 발표하며, 그 목적 중 하나로 비트코인 매수를 언급한 바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당초 게임스탑이 제한적인 테스트 수준으로 암호화폐에 노출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대규모 매입은 예상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시장의 시선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게임스탑은 지난달 말 발간한 연례 보고서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에 투자할 경우 극심한 가격 변동성과 규제 가능성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당시 보고서에서는 보유 현황조차 언급되지 않았지만, 이번 발표로 인해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암호화폐가 글로벌 자본시장 내에서 점차 제도권의 일부로 편입되고 있지만, 개별 종목이 이러한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을 때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다는 점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게임스탑의 이번 결정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향후 비트코인 가격 흐름과 함께 투자자들의 반응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