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국제 제재를 피하기 위해 곡물 수출 대금 결제에 암호화폐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 농업은행은 연간 4,950만 톤에 달하는 곡물 수출 결제 수단으로 암호화폐 활용을 적극 검토 중이다.
러시아 국영 농업은행의 이리나 자치키나 제1부행장은 최근 소치에서 열린 러시아 곡물 포럼에서 "암호화폐가 편리한 대체 결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러시아 중앙은행 및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곡물 무역 결제에 암호화폐 도구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이후 국제 금융망인 SWIFT에서 퇴출되고 EU의 자산 동결 조치를 받은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중앙은행에 따르면 최소 79척의 러시아 선박이 유럽 항구 입항과 기본적인 서비스 이용을 제한받고 있다.
러시아는 올해 4,200만 톤의 밀을 포함해 총 4,950만 톤의 곡물을 수출할 계획이다. 이 규모의 거래가 암호화폐로 이뤄진다면 실물 경제에서 디지털 자산의 활용도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이번 움직임이 제재 강화에 대비한 선제 조치라고 분석한다. 향후 러시아의 실험이 성공할 경우 다른 제재 대상국들도 암호화폐를 통한 국제 무역 결제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