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대주주로 있는 미디어 기업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Trump Media and Technology Group, TMTG)’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BTC)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 이 ETF는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 브랜드를 앞세운다.
TMTG는 6일(현지시간) SEC에 투자가 등록 신청서(Form S-1)를 제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제출된 문서에 따르면, 이 ETF는 신탁 방식으로 운영되며 신탁 자산은 대부분 비트코인으로 구성된다. 신탁은 해당 암호화폐의 가격 흐름을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명시됐다.
이번 출시는 암호화 자산 전문 운용사 요크빌 아메리카 디지털(Yorkville America Digital)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아르카(NYSE Arca)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다. NYSE 아르카는 이미 '트루스 소셜 비트코인 ETF'를 상장하겠다는 안건을 SEC에 제출한 상태로, TMTG와 요크빌은 함께 ETF 설계를 추진 중이다.
만약 승인될 경우, 이 ETF는 크립토닷컴(Crypto.com)을 단독 보관기관이자 주요 거래 집행사 및 유동성 공급자로 지정한다. 관련 서류에 따르면, 크립토닷컴은 특정 서비스들을 해당 신탁에만 독점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다만 운용 보수 및 수수료 체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ETF 설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프론트러닝(선매매)’ 가능성이다. TMTG는 투자자들에게 ETF 운영 주체들이 시장에서 신탁보다 앞서 포지션을 취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시했다. 투자 신탁과 반대 위치의 거래가 발생할 수도 있으며, 이로 인해 성과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이는 기존 ETF 신청서들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이해 상충 가능성과 유사하나, 이번에는 이를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 조치는 생략된 상태다.
또한, 비트코인이 포크될 경우 ETF 보유자들은 포크로 생성된 신종 코인이나 자산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고 명시됐다. 서류에 따르면, 스폰서는 그러한 권리를 ‘영구적이고 되돌릴 수 없게 포기’하도록 신탁을 조치할 방침이다.
이번 신청은 미국 내에서 증가하는 암호화폐 ETF 출시 시도 가운데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및 금융 행보가 가상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금 부각시키고 있다. 최근 트럼프의 암호화폐 관련 활동은 이해상충과 내부자 거래 논란까지 불러온 바 있어, 이번 ETF가 규제 당국의 문턱을 넘어설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