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암호화폐 시장의 사기 수법을 한층 정교하게 만들고 있다. 2025년 1분기에만 AI 합성 기술을 활용한 87개의 사기 조직이 적발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관련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는 비트겟(Bitget), 슬로우미스트(SlowMist), 엘립틱(Elliptic)이 공동 발간한 ‘2025년 암호화폐 사기 방지 리서치 보고서’를 통해 공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전 세계 암호화폐 관련 사기 피해액은 46억 달러(약 6조 3,940억 원)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특히 이 가운데 약 40%는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고액 사기 케이스로 분류됐다. 사기범들은 점점 더 실제와 유사하게 변형된 유명 인사나 프로젝트 창립자, 플랫폼 고위 임원의 영상을 만들어 피해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AI 기반 사기 수법은 단순한 금전적 피해를 넘어, 프로젝트 신뢰도 훼손과 생태계 전반의 건전성 위협으로 번질 수 있어 업계의 경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를 공동 발간한 비트겟 측은 “AI 기술의 발전이 실사와 가상의 경계를 흐리게 만드는 가운데, 사용자는 누구의 말인지 식별하기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플랫폼 차원에서의 경고 시스템과 사용자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