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을 둘러싼 대규모 이체가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17일, 온체인 데이터 플랫폼 웨일알러트(Whale Alert)는 리플이 약 4억 3,900만 달러(약 6,097억 원) 상당의 XRP 2억 개를 불특정 지갑 주소로 전송했다고 전했다. 해당 이체는 수천억 원 규모라는 점뿐 아니라, 최근 암호화폐 시장이 급격히 흔들리는 시점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리플은 월 단위로 거액의 XRP를 내부에서 외부 지갑으로 옮기는 활동을 반복해왔으며, 이번 이체도 이 같은 ‘정기적 이동’의 일환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XRP 가격이 단 하루 만에 6.26%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은 이와 맞물린 대규모 이체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XRP는 2.16달러(약 3,002원)로 하락해 전일 대비 0.09달러 가까이 급락한 상태다.
이번 이체는 리플이 자체 보유분 분배를 재조정하는 듯한 모습으로도 비친다. 실제로 이번 달 초에도 리플은 예치금 중 10억 XRP를 해제했다가 불과 사흘 만에 6억 7,000만 개를 다시 예치하는 등 불규칙한 자산 운용이 있었다. 이러한 움직임이 단기적인 유동성 확보인지, 혹은 향후 가격 하락을 대비한 전략적 이동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한편, 리플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장기 소송을 최근 ‘합의 도출’을 언급하며 일시 중지한 상태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리플의 행동 하나하나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해당 이체가 소송 전략이나 규제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사전 조치일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이체가 단순한 내부 관리 목적이라 하더라도, 시장 전체가 약세장으로 기울고 있는 지금과 같은 시점에는 부정적 해석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이번 사건은 일부 투자자들에게 추가 매도 요인이 될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XRP 가격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리플 측은 여전히 해당 거래의 목적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반복되는 자산 이동과 예치금 해제·재예치 흐름은 향후 XRP 시장의 방향성 결정에 있어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향후 유사한 대규모 이체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고, 리플 또한 이점에 대한 인식 속에서 전략을 재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