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BTC)은 눈에 띄는 가격 변동 없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비트코인 채택률과 기관 투자 확대 등의 요인과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글로벌 분쟁 당시 비트코인의 반응을 살펴보면, 충돌 직후 단기적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이 존재했다. 비트와이즈의 ETP 플랫폼 ETC 그룹에서 리서치 책임을 맡고 있는 안드레 드라고슈(André Dragosch)는 "전쟁 발발 시 비트코인은 여전히 '고위험 자산'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초기에는 매도세가 우세해진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간 가격 변동성은 감소 추세지만, 긴급 상황에선 여전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향을 보인다.
반면 장기적인 시야에서 바라보면, 전쟁이 가져오는 글로벌 금리 인상 압력, 확장적 재정정책, 공급망 혼란,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면서 결과적으로 비트코인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트코인 레이어2 유동성 프로토콜 벨라(Velar)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미틸 타코레(Mithil Thakore)는 “전쟁은 결국 *화폐의 실질 가치 하락*을 유발하기 때문에, 비트코인 같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수요를 높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비트코인이 모든 지정학적 불안 속에서 일관된 '헤지 수단' 역할을 한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가격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해서 곧바로 안전자산으로 간주하는 것 역시 성급하다는 지적이다. 과거 군사 충돌 사례들을 보면, 시장 참여자들의 해석과 반응은 시기별로 크게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 때도 비트코인은 일시적 상승 이후 빠르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별다른 반응 없이 횡보하는 등 불확실한 면모를 보였다. 이처럼 지정학적 충돌이 비트코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단선적으로 파악하기 어렵고, 제도권의 수용 정도와 시장 심리, 외부 변수의 결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전 세계적 분쟁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항상 일정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며, 이를 절대적인 ‘정치 리스크 해지 자산’으로 인식하기보다는 복합적 시장 심리를 반영하는 자산으로 바라보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