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파이낸스(Garden Finance)가 올해 2분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하루아침에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이 플랫폼이 최근 커뮤니티로부터 신뢰를 잃기 시작했다. 주요 블록체인 감시자 잭엑스비티(ZachXBT)가 가든파이낸스를 ‘세탁 자금의 허브’로 규정하면서 촉발된 의혹 때문이다. 특히 2025년 2월 발생한 바이비트(Bybit) 해킹 사건의 자금이 이 플랫폼을 통해 세탁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해당 프로토콜은 비판의 중심에 섰다.
듄 애널리틱스(Dune Analytics)에 따르면, 가든파이낸스는 올해 2분기 기준 총 2만 4984 BTC(약 1조 4,172억 원) 규모의 아토믹 스왑을 처리했다. 플랫폼은 이로 인해 40.11 BTC(약 22억 2,909만 원)의 수수료를 벌어들였고, 최대 단일 거래는 10 BTC 규모에 달했다. 공식 웹사이트에서는 가든파이낸스를 ‘가장 빠른 비트코인 브리지’로 홍보하고 있지만, 잭엑스비티는 이것이 오히려 마음 놓고 자금 세탁에 활용된 셈이라고 주장한다.
잭엑스비티는 트위터(X)를 통해 이 플랫폼이 최근 수수료의 80% 이상을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 그룹과 연관된 중국 세탁책들의 거래로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최근 상한선이 10 BTC로 상향된 이후 단일 주소가 cbBTC 주문을 독점적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사실상 탈중앙화 플랫폼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이렇게 명확한 편중이 있는 구조에서 어떻게 탈중앙화를 말할 수 있는가”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가든파이낸스의 창립자 재즈 굴라티(Jaz Gulati)는 자신들이 2024년 4분기 이미 30 BTC를 보유하고 있었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과거 트윗의 스크린샷을 공유하며, 바이비트 해킹 전에 해당 자금을 확보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잭엑스비티는 WazirX 해킹 등 라자루스 그룹과 연관된 타 사건들도 언급하며, 단순 방어로는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논쟁은 이내 커뮤니티 확산으로 이어졌다. 제임스 스카우어(James Scaur)라는 또 다른 사용자는 가든파이낸스의 유동성이 파레토 법칙에 따라 제한된 소수 참여자에 의존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굴라티를 변호했다. 하지만 잭엑스비티는 이를 반박하며, 플랫폼 이용량의 절대다수가 바이비트 자금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여타 악성 거래를 감지하는 데 있어 오히려 더 쉬운 환경임을 지적했다. 그는 “이미 팀에게 여러 차례 경고했지만, 대형 주문을 막기보다는 수수료 수익만 자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든파이낸스가 만약 악성 거래를 차단할 역량이 없다면, 최소한 세탁 자금에서 비롯된 수수료를 환불하고 대형 거래를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30 BTC에 달하는 수수료 역시 2024년 초 실시된 에어드롭 파밍 캠페인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굴라티 측은 일부 주장을 반박했지만, 새롭게 제기된 세탁 자금 루트에 대한 핵심 의혹에는 구체적으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잭엑스비티의 이번 고발이 그 어느 때보다 공개적으로 진행된 만큼, 이번 사태는 단순 언쟁을 넘어 규제기관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의 신뢰가 빠르게 형성되는 만큼, 무너지는 것도 순식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