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의 상승세가 일시적으로 멈추며 이더리움(ETH)이 새롭게 주도권을 잡을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연이은 차익 실현으로 BTC는 최근 약 11만 6,000달러(약 1억 6,124만 원)까지 하락했으나, 다시 2%가량 반등하며 11만 9,000달러(약 1억 6,541만 원) 선을 회복한 상태다. 그러나 단기적 정체 속에서도 비트코인은 아직 사이클의 정점을 지난 것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그 틈을 타 자금이 점차 기타 알트코인, 특히 이더리움으로 이동하고 있다.
시장 분석업체 스위스블록(SwissBlock)은 최근 보고서 ‘Altcoin Vector’를 통해 “비트코인의 점유율 상승은 최근 정점을 찍고, 현재는 시장 내에서 자본 순환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TH/BTC 비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만큼, 이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보다 이더리움에 더 많은 유동성을 투입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이더리움뿐 아니라 다른 강세 알트코인에도 확산되며, 시장 전반의 구조적 이동을 동반하고 있다.
이러한 ‘자본 재배치’는 비트코인을 떠나는 자금 유출이 아니라, 내부 이동에 가깝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시장에 신뢰를 갖고 있으며, 비트코인의 다음 상승 국면 전까지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대안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위스블록은 “이더리움이 새로운 사이클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는 자연스러운 시장 확장 국면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한편, 비트코인 시장 역시 상승 여지가 남아 있다는 신호가 포착됐다. 스위스블록 데이터에 따르면, BTC의 주요 상승 사이클은 평균 15~30일 정도 지속됐으며, 현재의 랠리는 불과 12일차에 불과하다. 또, 온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의 ‘단기 보유자 미실현 수익률’ 지표는 여전히 대다수의 투자자가 극단적인 이익 실현이나 과열 심리를 보이지 않고 있음을 나타낸다.
시장 분석가 윌리 우(Willy Woo)의 ‘투기 지수(Speculation Index)’와 거래량 가중 평균가(VWAP) 유동성 지표 또한 과열을 나타내는 경고음을 내지 않는 상태다. 이 같은 지표들은 비트코인이 아직 구조적으로 상단에 도달하지 않았음을 방증하며, 중장기적으로 추가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한다.
종합하면, 비트코인의 정체는 일시적인 조정이며, 이는 오히려 이더리움과 알트코인 시장에 재정비의 기회를 제공하는 국면이다. 자금은 시장 밖으로 이탈하지 않고 재배치되고 있으며, 다음 상승장을 예고하는 구조적 재편 과정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