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가격이 지난 7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1조 달러 규모의 시장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격 상승률뿐 아니라 제도권 수용, 기관 참여, 유동 비트코인의 움직임 등 여러 정황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번 주 초 약 12만 3,000달러(약 1억 7,097만 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에 도달했다. 지난 30일 동안 비트코인은 약 13%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미국 주식시장 대표지수인 S&P500의 상승률은 4.73%에 그쳤다. 비트코인이 단 일주일 만에 S&P500의 연간 평균 수익률을 초과한 셈이다.
7월 초까지만 해도 비트코인과 S&P500의 상관관계는 마이너스였으나, 7월 11일에는 상관계수가 72%로 반등하며 두 자산군이 함께 상승하고 있는 양상을 나타냈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전체 시가총액이 작고, 아직 주요 기업들의 기술주처럼 입지와 채택률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약 2조 3,400억 달러(약 3,252조 원)로 구글($GOOGL)과 전 세계 실버 시가총액을 능가했다. 지난해 5월 28일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1조 3,400억 달러(약 1,864조 원)에 불과했으며, 불과 13개월 반 만에 1조 달러(약 1,390조 원)가 증가한 셈이다. 지금의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이 기록은 더욱 짧은 기간 내에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미국 연방정부가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주택담보대출 자산으로 인정하면서 제도권으로의 진입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Fannie Mae와 Freddie Mac은 더 이상 보유 비트코인을 달러로 전환하지 않아도 모기지 신청 시 자산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비트코인의 ‘쓸모’에 의문을 제기해 온 일부 투자자에게 강력한 반론이 될 수 있다.
법인의 참여도 눈에 띈다. 나스닥 상장 부동산 대출 플랫폼 무라노 글로벌(Murano Global)은 5억 달러(약 6,950억 원) 규모의 주식을 발행해, 전액 비트코인 매수에 투입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주식 투자자에게 동시에 비트코인 헤지 옵션을 제공하는 셈이며, 인플레이션 및 비용 낭비에 대한 기업의 회계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략적 투자 기업들과 메타플래닛 등 다수의 기업들이 같은 전략을 사용해 현 시점에서 비트코인 대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시장에서는 장기 미접속 지갑이 다시 움직이는 현상도 포착됐다. 지난 2011년 생성된 ‘슬리핑 뷰티’ 주소에서 8만 개 비트코인(약 1조 1,120억 원 규모)이 7월 초 처음으로 이동했다. 이 물량이 실제 매각으로 이어졌는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주요 고래 투자자가 이번 상승장의 정점을 염두에 둔 매도 준비일 수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VC 자본도 다시 비트코인으로 향하고 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투자 규모는 지난 2022년 강세장 이후 최대치를 회복 중이다. 비트코인에 대한 낙관론이 다시 기관과 자본시장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다.
이처럼 비트코인은 가격, 제도 수용, 투자 흐름, 시장 유동성 전반에서 1조 달러 규모의 구조적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암호화폐가 글로벌 금융 질서 속에서 차지할 위치는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