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12만 달러(약 1억 6,680만 원) 돌파를 눈앞에 둔 가운데, 일부 장기 보유자들의 차익 실현 움직임이 포착되며 시장 흐름에 복잡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급등장 속에서 나타난 이 같은 매도는 단순한 이익 회수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일지, 아니면 더 큰 조정의 전조일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온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비트코인 주요 저항선에서 장기 보유자들이 순보유량을 줄이며 ‘순 매도 전환’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미국의 대형 암호화폐 금융사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이 약 8만 BTC를 처분한 정황이 알려지며 기관 투자자의 이탈 조짐이 제기됐다. 일반 투자자의 이익 실현보다는 구조화된 자금의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시장이 받는 심리적 충격은 적지 않다.
크립토퀀트는 갤럭시 디지털의 이번 매도 행보가 다른 대형 지갑들의 추가 매도를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 강세장의 정점에서 대형 보유자들의 동시 매도는 이후 가격 급락을 불러왔던 전례가 있어, 이번 움직임에 민감한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투자자의 수요 둔화도 경계 요소로 떠올랐다. 크립토퀀트는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인덱스의 하락세를 근거로 미국 기반 거래자들이 비트코인을 적극 매수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프리미엄(미국 거래소 가격 - 글로벌 가격)은 여전히 플러스권이나, 과거 가격이 10만 5천 달러(약 1억 4,595만 원) 이하였던 시기에 비해 축소된 수준이다. 이는 미국 투자자가 고점 매수보다 조정 구간을 기다리는 소극적 전략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 같은 경계 신호에도 불구하고 모든 시선이 하락 쪽으로만 쏠리는 것은 아니다. 암호화폐 트레이딩 기업 Vtrader의 창립자 스티브 그레고리(Steve Gregory)는 비트코인의 펀더멘털을 여전히 강세장 구조로 분석했다. 그는 최근의 글로벌 유동성 지표와 무역 호재를 근거로 “이번 주 안에 13만 9,000달러(약 1억 9,271만 원) 돌파가 가능하다”며 정점을 향한 추가 상승 여지를 주장했다.
그레고리는 특히 전 세계 M2(광의 통화량)와 비트코인 공급량 비율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데 주목했다. 전 세계 유통되는 M2가 비트코인 한 개당 약 570만 달러(약 79억 2,300만 원)에 달하면서, 비트코인을 금융 유동성의 지표로 바라보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다.
비트코인의 향후 가격 흐름은 장기 보유자들의 매도 강도와 미국발 수요 회복 여부에 달렸다는 점에서 시장은 여전히 긴장된 양상이다. 다만 한편에선 유동성 기반으로 강한 상승 동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매도와 매수의 균형이 향후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