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 주식시장 해설자이자 오랜 기간 암호화폐 비관론자로 알려졌던 짐 크레이머(Jim Cramer)가 최근 비트코인(BTC)에 대한 예상치 못한 긍정 발언을 내놔 주목받고 있다. 그는 비트코인을 “미국의 예산 적자에 대한 헤지 수단”이라고 평가하며, 디지털 자산이 미래의 경제 위기를 피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크레이머는 한 방송에서 “비트코인은 경제적 고통과 정치적 불안정을 방지할 수 있는 정책적 안전판”이라고 말하며, 기존 통화 시스템이 직면한 구조적 리스크를 암시했다. 그는 과거 근로자가 급여 전부를 비트코인에 투자해 노동 없이도 안정적인 삶을 누리고 있다는 실사를 소개하며, 비트코인의 자산 보호 기능에 주목했다. 특히 그는 미국이 '바이마르 공화국'처럼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경험하지 않기 위해 비트코인과 같은 자산이 필요해질 수 있다는 언급도 남겼다. 이는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디지털 금(Gold)으로서 비트코인의 역할을 강조하는 견해로, 크레이머의 기존 입장과 극명히 대조된다.
이번 발언은 업계 전반에 반향을 일으켰다. 일부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이 같은 전향적 태도가 최근 미국 기관의 비트코인 수용 흐름과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프로캡(ProCap)의 대표 앤서니 팜플리아노(Anthony Pompliano)는 지난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도 머지않아 비트코인을 매입하게 될 것"이라 주장한 바 있다.
다만, ‘크레이머 효과’에 대한 회의론도 재점화되었다. 이는 크레이머가 어떤 종목에 대해 낙관적 견해를 표할 경우, 오히려 가격 흐름이 역행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최근 하루 만에 0.34% 하락해 11만 8,281.25달러(약 1억 6,454만 원)까지 떨어졌으며, 최고가인 11만 9,273.87달러(약 1억 6,580만 원)에서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반면 거래량은 약 678억 달러(약 94조 2,820억 원)로 11.86% 늘어나며 활발한 매매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보다 유연해진 크레이머의 시각은 단순한 견해 변화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암호화폐에 회의적인 입장을 고수해 온 인물이 ‘정책적 해지’라는 정치경제적 맥락에서 비트코인을 지지하며, 금융권 및 일반 투자자의 인식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발언이 결국 경고인지 찬사인지는 시장의 향후 흐름이 말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