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암호화폐 ETF '현물 교환방식' 공식 승인…비트코인 공급 압축 본격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현물 기반 비트코인(BTC) 및 이더리움(ETH)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 ‘현물 교환방식(in-kind)’ 발행과 환매를 공식 승인하면서, 암호화폐 ETF 시장 전반에 구조적 대전환이 예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당 조치가 기관 유입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수급 경직에 따른 약 988조 원(7100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공급 압축 현상을 유발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SEC는 지난 7월 29일 공식 발표를 통해, 기존의 ‘현금환매(cash-only)’ 모델을 대체할 현물 교환방식 모델을 암호화폐 ETF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 방식은 기존 금 ETF들과 동일한 구조로, ETF 참여자가 실제 비트코인 또는 이더리움을 직접 주고받는 방식으로 ETF 지분을 거래할 수 있게 만들며, 시장 중개자의 역할과 거래 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번 정책 전환은 지난달 여러 ETF 신청자가 ‘현물 교환방식 운용’을 요청하며 촉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SEC는 이러한 구조를 허가하면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혼합 ETF, 일부 비트코인 ETF에 대한 옵션 거래, 파생상품 포지션 한도 상향 등도 동시에 승인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를 암호화폐 투자 상품이 전통 상품 ETP와 동등한 인프라 수준으로 진입하게 된 결정적 사건이라고 평가한다.

기존 현금모델에서는 ETF 발행사가 시장에서 비트코인을 구매한 뒤 ETF 주식을 발행하는 방식이라 일정 수준 이상의 거래 규모에서는 시장에 직접적인 매수·매도 영향을 끼치는 구조적 문제점이 있었다. 반면, 현물 교환방식은 OTC 거래나 대규모 내부 재고를 활용해 시장 외부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구조로, 시장 변동성을 최소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는 금 ETF 조달 방식과 유사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승인으로 기관이 ETF에 접근할 때 거래 효율성과 수수료 절감, 안전성이 모두 향상됐다는 점에서 암호화폐 ETF 유입이 이례적으로 가속화될 가능성을 제기한다. 특히 CME 비트코인 선물 거래량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선물·현물 간 차익거래를 이용한 ETF 재정거래 전략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ETF 중 최대 AUM을 보유하고 있는 블랙록($BLK)의 IBIT ETF가 현재 약 86억 달러(약 11조 9,540억 원) 수준이라는 점에서, 동일 시가총액이 약 7140억 달러(약 993조 원)에 달하는 미국 VOO ETF와 비교해도 성장 여력이 상당히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 가격이 20만 달러를 돌파할 경우, IBIT ETF는 유입 자금 없이도 세계 10위 권 내 ETF로 부상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SEC의 이번 조치가 단기적 가격 변동성 완화뿐 아니라, 장기적 자금 흡수력을 결정짓는 핵심 촉매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TF 프리미엄과 순자산가치(NAV) 사이 괴리 축소, 거래 스프레드 개선, 장외거래 볼륨 증가는 모두 이 구조 전환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

결국 SEC가 이번에 도입한 현물 교환방식 승인은 단순한 운용 방식 전환을 넘어, 암호화폐 ETF의 제도권 내 성장과 성숙을 견인하는 구조 개편으로 평가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 조치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중·장기 가격 형성 과정에서 거대한 수급 전환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