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이 비트코인(BTC) 채굴에 원자력 발전소에서 남는 전기를 활용하자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앞서 암호화폐에 부정적이었던 마린 르펜(Marine Le Pen) 대표의 태도 변화이자, 당의 새로운 경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Le Monde)에 따르면, 르펜 대표는 지난 3월 11일 플라망빌(Flamanville) 원자력 발전소를 방문하는 자리에서 남는 전류를 비트코인 채굴에 활용하자는 구상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국민연합 측은 “이 방안은 버려지는 전기를 보안성과 높은 수익성을 겸비한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에너지 효율성 제고와 함께 경제주권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은 RN 소속 오렐리앵 로페즈-리구오리(Aurélien Lopez-Liguori) 의원이 주도하고 있으며, 프랑스 의회에 에너지 공기업 EDF(Électricité de France) 운영 부지에 비트코인 채굴 인프라를 설치하는 내용의 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생산된 전력의 낭비 없는 활용이 핵심”이라며, 국가 자산의 극대화라는 차원에서도 채굴 산업에의 진출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르펜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수년간 견지해온 반(反)암호화폐 입장과는 반대되는 방향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유럽 각국에서 경제주권 강화를 도모하는 방안으로 비트코인과 디지털 자산을 국가 차원에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늘면서, 국민연합 역시 기존 노선을 수정하고 있다.
국민연합 측은 이 보도에 대한 공식 입장을 묻는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당의 선도 인물들이 공개 석상에서 비트코인 채굴을 '국가 경쟁력의 새로운 축’으로 정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프랑스 정치권 내에서 암호화폐를 둘러싼 담론 구도가 점차 실용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