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현물 ETF 시장은 최근 몇 달 사이 놀라운 성장을 기록하며 전통 금융권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ETF스토어(ETF Store) 대표 네이트 제라치(Nate Geraci)는 이 성공의 핵심을 단 다섯 단어로 요약했다. 그는 이더리움을 “미래 금융의 뼈대(backbone of future financial markets)”라고 표현하며, 이런 명료한 슬로건이 기관투자자와 전통금융(TradFi)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BTC)이 처음부터 ‘디지털 금’이라는 단순한 서사로 시장에 진입해 빠르게 수용됐던 것과 달리, 이더리움은 복잡한 기술적 요소와 생태계 확장성을 갖춘 자산이었기에 이를 대중적으로 설명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ETF 상품을 통해 이더리움의 실질적 가치가 재조명되며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내 이더리움 현물 ETF는 출시 수 개월 만에 운용 자산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를 돌파했다. 이는 업계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비트코인 ETF 대비 열세라는 우려를 잠재우기에 충분한 성과다. 특히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이더리움 관련 ETF는 꾸준한 자금 유입을 기록하며, 단순한 유행 수준을 넘어 진성 투자자 기반이 구축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제라치는 초기 시장의 저평가는 상품 자체보다는 투자자 이해도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는 “ETF는 전통 금융계가 디지털 자산을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에 통합할 수 있는 구조적 수단”이라며, 이더리움이 탈중앙화 거래소부터 토큰화된 채권시장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금융 인프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점차 더 많은 투자자들이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미래 금융의 뼈대’라는 프레이밍은 이더리움에 단순한 기술 이상의 정체성을 부여하면서, 월가와 같은 보수적인 투자 환경에서도 직관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언어가 됐다. 이는 향후 몇 분기 동안 이더리움 ETF 시장이 어떻게 자리 잡을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은 이더리움이 디지털 자산으로서의 지위를 넘어 전통 금융 시스템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투자자들에게 더는 이더리움은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한 기술이 아닌, 현실적인 자산 다각화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