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미국 증시의 사상 최고치와 함께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기조에 대한 기대감이 암호화폐 시장 전체에 낙관론을 퍼뜨리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비트코인 가격은 코인베이스에서 12만 3,231달러(약 1억 7,122만 원)를 넘기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같은 날 S&P500 지수도 6,457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플레이션 둔화와 금리 인하 전망이 위험 자산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노동부는 전날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2.8%를 밑도는 수치이며, 6월과 동일한 수준이다. 전달 대비 상승률은 0.2%로, 6월의 0.3%보다 둔화됐다. 이에 따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은 무려 93.9%까지 상승했다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 툴은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와 양적 긴축 완화 기조가 역사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원 빅 뷰티풀 빌(One Big Beautiful Bill)’을 통해 제시한 경제정책이 재정 지출 확대와 인플레이션 자극, 위험 선호 심리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투자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 현물 ETF에 대한 자금 유입도 매수세를 자극하는 핵심 요인 중 하나다. 영국 투자사 파사이드 인베스터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ETF에는 전날 6,590만 달러(약 915억 원)가 순유입됐으며, 이더리움 ETF는 5억 2,390만 달러(약 7,287억 원) 규모로 급증했다.
특히 화요일 하루에만 이더리움 ETF에는 사상 첫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반면 비트코인 ETF의 유입세는 다소 둔화됐지만, 지난 금요일 이후 누적 유입 규모는 10억 2,000만 달러(약 1조 4,178억 원)에 달한다. 이더리움의 강세가 비트코인을 포함한 알트코인 전반의 투자 심리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시장에는 위험 자산에 대한 기대감과 정책 수혜 기대가 겹치며 시가총액 상위 코인들 전반에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플레이션 안정과 함께 다가오는 금리 인하,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통 큰 재정 정책이 맞물리며,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