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시장에 다시 한번 굵직한 고래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8월 23일, 온체인 분석 플랫폼 웨일얼러트(Whale Alert)는 크라켄(Kraken) 거래소에서 5,400BTC(약 9,128억 원)가 대량 출금됐다고 전했다. 한꺼번에 약 9,000억 원 규모의 BTC가 빠져나가자 업계는 즉시 이를 '기관의 매집' 신호로 해석하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 같은 대규모 출금은 단순한 지갑 간 자산 이동이 아니라, 장기보유용 콜드월렛 이체 또는 기관급 투자자의 매집 가능성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거래가 감지된 시점은 비트코인 가격이 약 12만 1,000달러(약 1억 6,819만 원)에 거래되던 시점이었다. 시장에선 이처럼 고가의 타이밍에 이뤄진 대량 매수 움직임이 오히려 가격 상승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해석도 나온다.
거래 규모만큼 상징성도 크다. 최근 비트코인 거래량이 하루새 약 6.88% 하락하며 고래들의 움직임이 다소 느려졌던 가운데 감지된 이 거래는, 일부 주요 투자자들이 여전히 비트코인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특히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지속된 비트코인 ETF 자금 유입 흐름과 맞물려 해석된다. 거래소에서 개인 지갑으로의 이동은 판매보다는 저장(HODL)을 위한 의도로 여겨져 시장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의 단기 반등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고래의 매집이 당장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으며, 실제 파급 효과는 중장기적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내에서는 이번 거래가 다음 상승장의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번 5,400 BTC 이동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 불확실한 글로벌 자산시장 속에서 디지털 자산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로 보인다. 비트코인의 장기적 강세 전망을 이어갈지 여부는 이 같은 고래들의 결정이 보다 선명히 드러나는 4분기에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