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의 조정 국면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비트코인(BTC) 확보 경쟁은 오히려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의료·건설 업계를 중심으로 대규모 BTC 구매가 잇따르며, 기업 재무 전략에서 비트코인의 입지가 점차 공고해지는 흐름이다.
홍콩 소재 상장 기업 밍싱그룹(Ming Shing Group)은 최근 4,250 BTC를 매입하기로 한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의 주목을 끌었다. 계약 체결 시점의 평균 매입 단가는 11만 3,638달러로, 전체 계약 규모는 약 4억 8,200만 달러(약 6,680억 원)에 달한다. 이 거래는 밍싱그룹의 BTC 보유량을 총 833 BTC(약 1,310억 원)로 끌어올리며, 현재 비트코인 재무보유 순위에서 45위에 올라 있다. 올 초부터 시작된 BTC 매집 행보는 최근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으며, 공개 직후 하루 만에 주가는 11%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주목할 사례는 미국의 헬스케어 데이터 기업 친들리MD(KindlyMD)다. 이 회사는 최근 5,744 BTC를 추가 매수하며 보유량을 총 5,765 BTC(약 9,070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평균 매입 단가는 11만 8,204달러로, 전체 구매 규모는 무려 6억 7,900만 달러(약 9,440억 원)에 달한다. 친들리MD는 지난 5월 BTC 전문 보유 기업 나카모토홀딩스와 합병한 이후 본격적으로 비트코인 재무 전략을 강화해왔다.
친들리MD의 CEO이자 회장인 데이비드 베일리(David Bailey)는 “비트코인은 기업과 기관에 있어 궁극적인 준비자산이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세계 금융의 다음 단계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며 장기적인 매집 전략을 강조했다. 현재 이 회사는 비트코인 재무보유 순위에서 16위에 자리하고 있으며, 경쟁자인 세믈러사이언티픽(5,021 BTC 보유)을 훌쩍 앞서고 있다.
한편, 재무전략과 실적 사이의 괴리는 여전히 존재한다. 친들리MD의 경우 대규모 비트코인 매수 발표 이후에도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으며, 이는 시장의 평가가 단순한 보유량 증가 외의 요소들—특히 수익 구조나 실질적인 리스크 관리 등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비트코인 중심의 기업 재무 전략이 더 이상 예외적 사례가 아닌 메인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성공 여부는 단순 보유량 증가보다 더욱 정교한 밸런스 감각과 시장과의 신뢰 형성에 달려 있다는 점도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