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증권 거래소와 금융 규제 당국이 토큰화된 주식(tokenized stocks)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상품들이 전통 주식을 모방할 뿐, 실질적인 권리를 제공하지 않아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유럽 증권시장 감독청(ESMA),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세계거래소연맹(WFE)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산하 크립토 태스크포스에 공조 서한을 전달했다. 이들은 규제되지 않은 토큰화 주식 상품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경계하며, 보다 강력한 감독 조치를 요청했다.
특히 이들 기관은 토큰화된 주식이 겉보기에는 실물 주식을 기반으로 한 듯하지만, 실제로는 전통 시장에서 제공하는 주요 투자자 보호장치가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담보, 청산 우선권, 의결권 등 주주로서의 기본 권리가 부족하거나 존재하지 않으며, 발행 주체나 유통 구조 또한 투명하지 않다는 점에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세계거래소연맹(WFE)은 로이터에 "이른바 ‘토큰화된 미국 주식’을 제공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브로커와 암호화폐 거래소의 수가 급증하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플랫폼이 이러한 상품을 실제 주식과 동일한 것처럼 잘못 마케팅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으며, 이는 투자자를 오도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특정 플랫폼이나 기업이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크립토 업계에서 테슬라($TSLA), 애플($AAPL), 마이크로소프트($MSFT) 등의 주식을 추종한다고 홍보하는 토큰화 상품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상품은 대부분 SEC에 정식 등록되지 않았으며, 법적 보호가 불충분하다는 점에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번 공동 요청은 미국 SEC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부 아래에서 암호화폐를 둘러싼 규제 태도를 유연하게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 속에서 발표돼 더욱 주목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간의 경계가 무너지는 흐름이 빨라질수록, 이와 같은 규제 공조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