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의 가격은 약 4년 주기로 움직인다는 사실은 이제 암호화폐 시장을 오래 겪은 투자자 사이에서 상식처럼 통용되는 정설이다. 그러나 2022년, 그 신뢰가 흔들렸다. 2011년, 2014년, 2018년과 달리, 비트코인은 이례적으로 이전 최고가인 2만 달러(약 2,780만 원) 아래로 가격이 하락하며 '사이클마다 고점이 낮아지지 않는다'는 믿음이 깨졌다. 특히, FTX 붕괴로 비트코인은 1만 5,000달러(약 2,085만 원) 선까지 밀려났다. 이는 2017년 말 단 몇 일간 넘겼던 2만 달러 고지를 무너뜨린 결과였다.
현재 시장의 관심은 이 주기에서 비트코인이 어디까지 상승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다음 하락장의 저점이 어디냐는 데로 이동하고 있다. 다이아만 파트너스(Diaman Partners) 산하 리서치팀에 따르면 오는 2025년 말쯤 이번 주기가 종료된다면, 2026년에 다시 찾아올 수 있는 크립토 윈터의 저점을 가늠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분석의 배경에는 비트코인이 과거와 같은 주기적 변동성을 줄이고, 보다 성숙하고 안정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견해가 존재한다. 특히 미국 내 ETF의 자금 유입, 기관 수요 증가, 그리고 기업 재무부 및 연기금이 비트코인을 매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며 이러한 시각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측면에서 비트코인의 사이클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과거보다 강도는 약해지겠지만, 급격한 상승과 하락이라는 큰 틀의 사이클은 수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는 여전히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크립토 윈터의 재도래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투자자 사이에서 신뢰받는 지표 중 하나는 아담 백(Adam Back)이 제안한 ‘200주 이동 평균선’ 모델이다. 이 모델은 장기 하락장의 저점 예측에 유용한 도구로 인정받고 있으며, 특히 장기 투자자에게 심리적 기준선으로 활용된다.
비트코인이 주기적 움직임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더 많은 현실적 조건들이 충족돼야 하며,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을 성급히 단정 짓는 것보다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