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 자금 흐름이 바뀌면서 암호화폐 시장도 눈에 띄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가 발표한 2025년 8월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 이후 암호화폐 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약 9.9% 상승하며 6,000억 달러(약 834조 원) 이상 늘어났다. 작년 말부터 불거졌던 유동성 위기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전반적인 반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바이낸스는 이번 회복의 주요 동력으로 글로벌 유동성 확대를 지목했다. 2021년 이후 가장 빠르게 증가한 전 세계 통화 공급량이 더 많은 자금을 시장으로 유입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또한 긴축 기조에서 한 발 물러나며 적극적인 유동성 축소를 중단했고, 이는 암호화폐를 비롯한 위험자산 전반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했다.
시장의 상승 흐름을 주도한 것은 단연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연초 대비 약 36% 상승하며 주요 암호화폐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비트코인도 약 18% 오르며 시장의 중심축 역할을 해냈다. 특히 미국 내 현물 ETF가 큰 역할을 했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ETF를 통해 유입된 자금만 280억 달러(약 38조 9,200억 원)에 달하며, 알트코인 ETF 승인 가능성 역시 시장의 추가 상승 여력을 의미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ETF 바람은 비트코인 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초 65.1%까지 급등했던 비트코인 시장 점유율은 현재 57.2%까지 조정됐으나, 이는 자금이 다양한 자산군으로 분산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편, 이더리움 역시 Pectra 업그레이드와 기관 수요 증가에 힘입어 스테이킹 물량이 3,580만 ETH에 도달했다. 현재 이더리움 공급량의 약 30%가 락업된 상태로, 이러한 유동성 부족 현상은 장기적인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 전반의 확장세는 스테이블코인과 디파이 부문으로까지 이어졌다. 스테이블코인 총 공급량은 35% 증가한 2,778억 달러(약 386조 9,420억 원)를 넘어섰고, 디파이(DeFi) 예치금(TVL)은 약 65% 상승하며 800억 달러(약 111조 2,000억 원)에 근접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디지털 자산이 결제 및 정산 수단으로 점차 실생활에 녹아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관 투자자 참여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상장 기업이 보유한 비트코인은 총 107만 개로 전체 공급량의 5.4%를 차지했고, 기업들의 이더리움 보유량은 단 한 달 만에 88.3% 급증하며 436만 ETH로 뛰어올랐다. 특히 전략적으로 암호화폐를 확보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점은 장기 투자 흐름의 기반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토큰화 주식 시장도 의미 있는 발전을 보여줬다. 올해 토큰화된 주식 자산 가치는 3억 4,900만 달러(약 4,846억 원)에 달했으며, 하루 거래량도 1억 4,500만 달러(약 2,015억 원)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전통 금융사들과의 협업 확대, 규제 명확화 등이 이 시장 확장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번 바이낸스 보고서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전환점을 시사한다. 풍부해진 글로벌 유동성, 기관 투자 확대, ETF 승인 흐름, 그리고 디파이 및 실물 연계 자산의 성장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암호화폐 산업이 새로운 금융 생태계의 중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2025년 하반기 역시 이러한 동향이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