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장남인 에릭 트럼프가 주도하는 비트코인(BTC) 전략 기업 ‘아메리칸 비트코인(American Bitcoin, 티커: ABTC)’이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암호화폐 산업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다. 에릭 트럼프는 "가장 위대한 비트코인 기업이 되겠다"며, 자산 축적과 채굴 전략을 병행해 세계를 선도하는 BTC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ABTC는 트럼프 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채굴업체 허트8(Hut 8)의 자회사다. 이번 상장은 그리폰 디지털 마이닝(Gryphon Digital Mining)과의 합병을 통해 이뤄졌으며, 주식 첫 거래일에 최대 100% 급등하기도 했다. 에릭 트럼프에 따르면 ABTC는 허트8의 기술 인프라를 기반으로 시간당 50센트 수준의 저비용 채굴 구조라는 점에서 기존 기업들과 차별화된다. 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BTC는 믿을 수 없는 가치 저장 수단이며, 이 레이스에서 우리가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ABTC는 2,443 BTC를 보유 중이며, 이는 약 2억 3,968만 달러(약 3,333억 원)에 해당한다. 파트너사인 허트8은 10,667 BTC(약 1조 4,836억 원),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은 15,000 BTC(약 2조 847억 원)를 보유하고 있어, 트럼프 일가가 보유한 총 비트코인 수량은 수만 개에 달한다. 이를 통해 아메리칸 비트코인은 미국 내 최대 BTC 보유 기업 중 하나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또한 ABTC는 미주 및 아시아계 주요 투자 은행들과 총 21억 달러(약 2조 9,190억 원) 규모의 주식 발행 계약을 체결했다. 참여한 기관은 캔터 피츠제럴드와 미즈호 증권 등이며, 자금은 추가 비트코인 매입과 채굴 기술 확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는 에릭 트럼프가 언급한 “전략적 저가 매수 및 채굴 병행 기조”를 뒷받침하는 재정 기반이기도 하다.
에릭은 이번 암호화폐 사업 진출이 단지 수익 때문이 아닌 ‘금융 혁명 참여’라고 강조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 당시 자신이 은행 서비스를 거부당한 경험이 큰 계기가 됐다고 밝히며, “나는 오랫동안 BTC를 보유해왔고, 글로벌 채택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직접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기업, 국부펀드, 심지어 미국 내 주정부들까지 BTC에 관심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ABTC의 나스닥 데뷔는 단지 또 하나의 코인 기업 상장을 넘는다. 트럼프 일가가 전면에 나선 이 프로젝트는 정치, 금융, 기술이 복합적으로 얽힌 상징적 행보로도 풀이된다. 에릭 트럼프의 발언처럼, 미국이 비트코인 기반 인프라를 주도하겠다는 선언은 암호화폐에 대한 보수 진영의 입장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