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금과의 상관관계가 사상 첫 마이너스로 전환되며 분리 현상을 본격화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더 이상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을 따라가지 않는다는 점이 명확해지면서, 암호화폐와 거시경제 간의 경로가 뚜렷하게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립토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마르툰(Maartunn) 애널리스트는 최근 포스팅에서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계수가 6개월 만에 마이너스 구간으로 진입했다”며 “전통적 안전자산 내러티브에서 벗어나고 있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최근 금 가격은 온스당 3,500달러(약 4,865만 원)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인근을 맴도는 반면,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10만 7,000달러(약 1억 4,873만 원)에서 반등한 뒤 11만 2,600달러(약 1억 5,651만 원)까지 상승했다가 현재는 11만 578달러(약 1억 4,922만 원) 수준에서 소폭 하락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향후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관련 스탠스를 가늠할 주요 매크로 이벤트를 앞두고 나타난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오는 9월 16~17일 예정된 연준의 금리 회의를 앞두고 시장은 고용지표와 인플레이션 수치에 따라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9월 초 발표된 민간 신규 고용자 수는 전월 10만 6,000명에서 5만 4,000명으로 급감했고, 실업수당 신규 청구도 23만 7,000건으로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 같은 지표는 경기 둔화 가능성을 높이며 금리 인하 기대감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암호화폐 시장 역시 ‘금리 피봇’ 기대감을 어느 정도 선반영한 상태다.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의 이번 회의에서 인하에 나설 확률을 무려 97.4%로 반영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독립적인 가격 흐름은 기관 자금의 재유입 여부, 미국 대선 국면에서의 암호화폐 이슈 부각 여부 등과 맞물려 향후 가격 방향성을 결정짓는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수차례 비트코인 지지 메시지를 내놓으며, 차기 정부 정책 방향에 대한 기대감도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금과의 분리가 시작된 현 시점을 비트코인의 금융 자산 내 위상 전환 점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기존에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과 비트코인이 일정 수준 이상 동행하는 경향을 보여왔으나, 최근에는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 각자의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비트코인은 향후 ‘디지털 금’이라는 기존 수식어를 넘어서, 정책과 경제 상황에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새로운 자산군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트코인과 금의 움직임이 분기점을 맞이한 지금, 이를 둘러싼 투자 전략은 더욱 정교한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