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2011년 '사토시 시대' 이후 장기 보관 상태였던 지갑에서 거의 7,626 BTC가 이동해 암호화폐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들 자산은 현재 시세 기준으로 약 11억 8,186만 원(8억 5,633만 달러) 규모에 달하며, 정체를 알 수 없는 지갑으로 이체된 정황이 확인됐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커뮤니티 애널리스트 마르퉁(Maartunn)은 해당 비트코인이 약 3년에서 5년 된 것으로 분석했으며, 보관 시점은 2020년에서 2022년 사이로 추정된다. 이 기간 비트코인 가격은 1만~2만 달러(약 1,390만~2,780만 원) 선에 머물렀던 만큼, 현재가와 비교할 때 상당한 평가차익이 발생한 상태다.
이번 이동 자체는 보안 강화를 위한 지갑 이전, 혹은 현금화 목적의 프리세일 매도 준비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 추적기 웨일얼럿(Whale Alert)에 따르면, 코인베이스(Coinbase) 거래소에서 알 수 없는 주소로 7,625 BTC(약 11억 9,980만 원 상당)가 이체되면서, 시장에서는 수익 실현을 위한 전략적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번 이체는 소위 '사토시 이후' 시기로 분류되는 고대 지갑의 활동 재개라는 점에서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지난 4일에도 12.8년간 움직임이 없었던 비트코인 주소에서 479 BTC(약 6,659만 원)가 깨어났다는 보고가 이어지며, 장기 보유자들의 포지션 변경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비트코인은 미국 고용지표 부진 속에 최근 24시간 기준 1.09% 상승하며 11만 2,241달러(약 1억 5,611만 원)로 거래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9월의 역사적 약세 가격 패턴을 감안할 때, 이러한 온체인 활동이 현실적인 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조언한다.
온체인 분석 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는 "비트코인이 10만 8,000달러~11만 6,000달러(약 1억 5,012만~1억 6,124만 원) 구간에서 재축적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현재 가격 범위에서 저가 매수의 흔적은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