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가격이 비트코인(BTC)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하락 신호를 보이고 있다. 한때 돌파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했던 XRP/BTC 차트는 최근 이중 고점(double top) 패턴을 완료하며 추세 전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두 차례 0.00003200 BTC 돌파 시도가 무산된 뒤, 현재 해당 쌍은 0.00002200 BTC 수준에서 지지를 시도하고 있다. 이 가격대는 XRP에게 있어 마지노선 같은 위치로, 하방 이탈 시 추가 조정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같은 약세 흐름 속에서도 리플(XRP 발행사)은 토큰화 시장을 향한 장기 비전을 제시하며 시장 관심을 끌었다. 리플은 2030년까지 전 세계 자산의 10%가 토큰화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특히 암호화폐 커스터디 시장이 약 2경 2,240조 원(약 16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발맞춰 리플은 커스터디 사업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대형 은행 소시에테제네럴 산하의 크립토 부문 포지(Société Générale FORGE)는 최근 자사 유로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EURCV’를 XRP 레저 기반으로 발행하며, 리플 커스터디 솔루션을 도입했다. 국내에서는 BDACS가 리플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RLUSD를 커스터디 중이다.
도지코인(DOGE)도 이번 주 눈에 띄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 24% 오름세를 보이며, 4시간 차트에서 단기 이동평균이 장기선을 상향 돌파하는 골든크로스 패턴이 나타났다. 이는 일반적으로 새로운 강세장의 시작을 알리는 기술적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에서 도지코인 ETF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ETF 출시는 블룸버그의 에릭 발추나스에 따르면 다음 주 목요일 전후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ETF는 ‘1940년 투자회사법’ 기준을 충족하며 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
한편, 전직 월스트리트 트레이더 조시 맨델은 이례적인 주장을 펼쳤다. 양자컴퓨터가 이미 실사용 단계에 들어섰고, 이를 활용해 장기간 휴면 상태였던 비트코인 지갑에서 자산을 탈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정 '거대 주체'가 암묵적으로 이를 이용해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BTC를 축적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핫픽셀그룹의 창립자 해리 벡위드는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단언했으며, 비트코인정책연구소의 매튜 파인스는 해당 주장을 “허위”라고 일축했다.
이번 주 크립토 시장은 기술적 지표와 거시 전망, 그리고 음모론적 주장까지 뒤섞이며 투자자들에게 복합적인 시그널을 제공했다. XRP의 약세 흐름과 리플의 장기 전략, 도지코인의 기술적 반등 등은 향후 시장 방향성을 가늠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