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의 대표적인 블록체인 기술 기업 아바랩스와 손잡고 펀드 토큰화 기술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이로써 디지털 자산 생태계로의 전환이 본격화되며,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기술 기반 자산운용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운용은 9월 25일 아바랩스와 업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펀드 운영 및 결제 시스템 구축을 공동 추진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협업은 '토큰화'라는 금융기술의 핵심을 중심에 두고 진행된다. 토큰화란 투자 자산을 디지털 상에서 전산화된 증표, 즉 '토큰'으로 변환해 거래성과 유동성을 높이는 기술로, 전통 금융과 디지털 금융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미래에셋은 협업의 기반으로 아바랩스의 대표 블록체인 플랫폼인 ‘아발란체’를 선택했다. 아발란체는 빠른 처리 속도와 범용성(다른 시스템과의 호환력)을 갖춘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미래에셋은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 홍콩 등 블록체인 관련 자산규제가 상대적으로 유연한 지역에서 자사의 국외 펀드 상품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전체 자산운용 규모 중 약 45%가 해외에 투자돼 있을 만큼 적극적인 글로벌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토큰화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기존 금융 시스템 대비 빠르고 저렴한 거래 환경을 제공하고, 투자 접근성을 대폭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협업의 파트너인 아바랩스는 미국 와이오밍주와 일본에서 스테이블코인(달러 등 실물 화폐에 가치를 연동한 암호화폐)을 발행하는 등, 이미 다양한 금융기관 및 정부와 협력 프로젝트를 수행해온 경험이 있다. 특히 JP모건, 씨티은행 등 글로벌 거대 금융사도 이 회사의 블록체인 네트워크 실험에 참여한 바 있어 기술 신뢰성과 시장 영향력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이번 MOU는 단순한 기술 실험을 넘어, 실제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에서 관리·거래하는 미래형 금융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초 단계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향후 전통 금융기관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자산운용 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