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를 계열사로 편입하기 위해 움직이면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네이버가 핀테크, 블록체인, 이커머스를 아우르는 새로운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25일 정보통신기술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금융 전문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포괄적 주식 교환 절차를 준비 중이다. 이르면 다음 달 양측 이사회에서 관련 안건이 통과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 산하로 편입된다. 이미 지난 11일에는 네이버 측이 두나무의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인수하면서, 협업 수순에 들어간 상황이다.
두나무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 점유율 1위인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자산 유통 인프라에 강점을 지닌 회사다. 반면 네이버파이낸셜은 강력한 간편결제망과 5천만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페이를 기반으로 한다. 양사의 기술 결합은 곧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디지털 결제·금융 생태계의 출현을 의미한다. 실물 화폐와 1:1로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은 가치 변동이 적어, 송금·결제에 안정적으로 활용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맞물린다. 정부는 지난 8월 발표한 국정운영 계획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유통을 위한 규제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공식화했다. 특히 이르면 10월에 가상자산 관련 2단계 입법이 예고되어 있으며, 이 안에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와 인가 요건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즉,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들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경쟁사인 카카오와 비바리퍼블리카(토스)도 관련 대응에 나섰다. 카카오는 자회사인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와 함께 자체 태스크포스를 꾸렸으며, 토스 역시 계열사 간 연합을 통해 발행·유통·결제·송금 전반에 걸친 TF를 가동 중이다. 이들도 기존 금융 플랫폼과 기술 인프라를 활용해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주도권 확보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업비트라는 시장 지배적 거래소를 등에 업은 네이버의 등장은 이들의 전략에 큰 변수로 작용한다.
스테이블코인은 국내외에서 블록체인 기반 실시간 결제, 국경 간 송금 등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간편결제 플랫폼과 연계한 기능 확장이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향후 규제 체계가 구체화되면 기술력과 플랫폼 양면을 갖춘 기업들이 보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경쟁 구도는 단기적인 사업 성과를 넘어, 장기적인 디지털 금융 주도권을 둘러싼 구조적 재편의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