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약 14년 만에 처음으로 공동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하며 디지털 자산 분야의 규제에 대한 협력을 본격화했다. 이번 회의는 두 기관 간의 '규제 조화(regulatory harmonization)'를 핵심 의제로 삼고, 암호화폐 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적 방향성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현지시각 29일 열린 회의에서 캐롤라인 팜(Caroline Pham) CFTC 의장 대행은 모두발언을 통해 “양 기관이 공조하게 되면 디지털 자산 기업을 둘러싼 미국의 규제 지형이 전면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팜 의장은 2025년 줄줄이 사퇴한 위원들로 인해 현재 CFTC 내 유일한 위원으로 남아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SEC 의장 폴 앳킨스(Paul Atkins) 역시 서두에서 “공조(collaboration)는 강조하지만, 기관 통합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그는 “두 기관의 합병은 오직 의회와 대통령의 판단에 따를 사안”이라며 현재로선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논의된 협력 방향은 향후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솔라나(SOL)을 포함한 주요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 분담 구조나 감독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공통된 기준 없이 각기 다른 수위의 규제를 받아온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에게 단일화된 규제 프레임워크 도입 가능성은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한편 미국 암호화폐 산업은 수년째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 운영 및 신규 진입에 상당한 부담을 겪어 온 상황이다. 이 같은 제도적 혼란을 해소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양 기관의 공조가 어떤 구체적인 공식으로 귀결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