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타며 사상 최고가에 바짝 다가섰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 등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이 대체 자산인 가상화폐로 몰리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낮 12시 24분(동부시간) 기준 1.89% 오른 12만3천685.87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8월 중순 이후 약 두 달 만에 12만3천달러를 회복한 것으로, 이전의 사상 최고치인 12만4천달러 선에 근접한 수준이다.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거래소나 데이터 집계 방식에 따라 가격 차이가 존재하지만, 대체로 코인베이스에서는 기존 최고가가 12만4천290달러, 블룸버그 기준으로는 12만4천514달러였다. 이번 상승세는 지난달 말까지 11만달러선에도 미치지 못하던 흐름에서 비교적 급격하게 전환된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의회의 예산안 합의 실패에 따른 정부 셧다운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금이나 가상자산처럼 정부 리스크에 비교적 덜 민감한 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스탠다드차타드의 디지털자산 책임자인 제프 켄드릭은 현재 비트코인이 미국 국채 수익률 프리미엄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미국 정부 리스크'와 연동된 자산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의 계절적 강세도 주목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통상적으로 10월에 강한 상승세를 보이는 특징이 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9차례나 10월에 상승한 바 있으며,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업토버'(Uptober)라는 용어까지 생겨났다. 이 같은 패턴이 올해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으며, 스탠다드차타드는 앞으로 비트코인이 최고가를 경신하고 장기적으로 13만5천달러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더리움 등 다른 주요 가상자산도 함께 오르고 있다.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같은 시간대에 2% 넘게 상승해 4천50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어 디지털 자산 전반의 투자심리 개선을 시사한다.
이 같은 흐름은 미 정부의 예산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글로벌 긴장이 확대될수록 더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전통적인 금융자산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때 비트코인 등 대체 자산의 매력도는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